한동훈 때문에 김건희 명품백 사과 불발? 조선일보 "지금이라도 사과하길"
전당대회 앞 '김건희 문자' 논란에 동아일보 "이런 다툼까지 봐야 하나"
한국일보 "윤석열-한동훈, 총선 참패 두고 아직까지 '네 탓 공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명품백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한 위원장이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경쟁 후보들이 공세에 나선 가운데 한동훈 후보는 답을 안 한 이유를 두고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으며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에 신문들 반응은 부정적이다. 동아일보는 6일자 사설 <與 전대 이슈로 떠오른 '김건희 문자'…이런 다툼까지 봐야 하나>에서 “한 후보가 문자를 읽고도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아 김 여사는 모욕을 느꼈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를 알고 격노했으며,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등 '윤-한 갈등'의 표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라고 전한 뒤 “한 후보는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전대 흐름을 바꾸기 위한 누군가의 의도적 플레이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한 후보가 당시 문자를 받고 공식 채널로 용산 측에 진의를 파악하려 했는지, 안 했다면 왜 안 했는지 등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다. 일단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미래 비전 경쟁은 온데간데없고 '배신자' 공방만 벌이다 난데없이 '문자' 공방까지 벌이는 여당 전대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총선에서 참패한 집권 여당이 보여줄 게 이런 다툼뿐인가”라고 개탄했다.
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한동훈-김건희 문자 소동'까지 등장한 與 진흙탕 전대>에서 “4·10 총선의 궤멸적 패배에 대한 성찰과 당 재건을 위한 비전 경쟁은커녕 총선 3개월이 지나서야 패배 책임론으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게 집권 여당의 현주소”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김 여사의 문자를 수차례 무시하면서 당정갈등을 촉발해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게 친윤 측 시각이다. 한 전 위원장 측은 당시 대국민 사과를 결정할 주체는 당이 아니라 대통령실이었다는 입장”이라며 “무엇보다 전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적 문자가 언론에 공개된 경위와 의도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논란은 총선 참패를 성찰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아직까지 '네 탓 공방'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전대 기류를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또다시 당무 개입에 나섰다는 의구심까지 일고 있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소수 여당의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철저한 쇄신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퇴행적 경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6일자 사설 <뒤늦은 '김 여사 사과' 불발 논란, 지금이라도 사과하길>에서 “김 여사가 수 차례 문자를 보냈는데도 한 전 위원장이 일부러 답을 피하며 방관했다면 문제가 있다. 김 여사 입장을 즉각 받아들이고 대통령실과 논의하면 될 일이었다”면서 “법적으로 경직된 생각으로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시 김 여사 대국민 사과가 실현됐다면 선거 흐름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김 여사 사과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 여사 문제가 여전히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김 여사 문제는 윤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자 모든 문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며 “김 여사가 당시에 사과할 의향이 있었다면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나와 그간의 문제를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 바란다”고 썼다. '사과 불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보다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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