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기분의 탄생 外
사회에서 소외된 목소리
소년이 겪는 차가운 현실
슬픔과 희망의 교차점
부녀의 감성 충만 여행기
「기분의 탄생」
하린 지음 | 시인의일요일 펴냄
하린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청소년, 이방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중심부에 서지 못한 다양한 사람의 비탄과 좌절을 감각적 이미지로 드러냈다. 하린 시인은 독창적 언어 감각과 대담한 사유로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되돌아봐야 할 사회적 모순을 짚어낸다. 우리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사회의 다른 모퉁이에 선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은 경쾌한 리듬으로 변주된다.
「그림자가 사라진 정오」
김동하 지음 | 네오픽션 펴냄
그림자가 사라진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림자를 가진 사람.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정오는 사람들이 자진해서 그림자를 넘겼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정오는 사람들이 그랬을 리 없다며 부정하지만 직접 확인한 현실은 정오의 기대를 배반한다. 그리고 정오는 잊힌 어두운 기억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한다. 김동하 작가는 그림자와 슬픔을 거래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슬픔을 없애기 위한 그림자 팔기에 동참할 것인지 질문한다.
「초소년」
홍정기 지음 | 빚은책들 펴냄
만화 '명탐정 코난'의 열혈 팬인 초등학생 은기와 충호는 소년 탐정단을 결성한다. 소년들은 세상의 모든 문제를 추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만 곧 잔혹한 현실에 부딪힌다. 층간 소음, 학교 폭력, 동물학대, 그리고 가정 폭력부터 살인 사건까지. 홍정기 작가는 추적, 소음, 상흔, 토끼, 코난, 꼬마로 나뉜 6개의 테마로 소년들이 겪는 차가운 현실과 세상의 악의를 그려낸다.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 소년들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
한우진 지음 | 시인동네 펴냄
2005년 시인세계로 데뷔한 한우진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죽음과 삶의 경계, 슬픔과 희망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익숙한 언어의 모습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시는 독창적인 시적 표현과 한계를 모르고 깊어지는 사유로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다양한 감정을 포착한다. 죽은 자의 목소리와 검은 불꽃 같은 강렬한 이미지는 단조로운 현실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특별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들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
정승민 지음 | 세미콜론 펴냄
대한민국 톱모델 장윤주의 남편이자,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TRVR의 대표인 정승민이 그의 '베스트 프렌드' 일곱 살 딸 리사와 단둘이 떠난 남부 이탈리아 바닷가 마을 '풀리아' 여행기다. 타국에서 서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며 눈부시게 한뼘 성장해나가는 아빠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중을 주고 받는 어린 딸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의 대표답게 감각을 더한 감성 충만한 사진들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높이 닿을까」
세쿼이아 나가마쓰 지음 | 황금가지 펴냄
기후 위기로 북극 빙하에 갇혀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풀려나 전 세계에 치명적인 전염병을 퍼뜨리면서 변화하는 사회상을 그린 열네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소설집이다. 전염병이 번진 후 어린아이들의 안락사를 인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락사 테마파크, 장기 이식용 돼지를 죽은 아들 대신으로 생각하게 된 과학자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매개로 독특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상상력을 펼쳐냈다.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최재훈 지음|서스테인 펴냄
예민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 책이다. 예민한 기질 탓에 누군가를 만나고 나면 금세 녹초가 되거나, 일상에서 항상 기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예민함'의 특성을 알려준다.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도 담고 있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은 사실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이다"면서 "이들이 조금 더 사는 게 수월해지기를, 자신만의 일상을 단단하게 잘 가꿔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텃밭 생명 일지」
김옥성 지음|지식과교양 펴냄
시학자‧생태인문학자인 김옥성 교수의 감성에세이이자 생물 다양성 보고서다. '주말 텃밭 가이드북'으로 읽기에도 제격이다. 저자가 직접 텃밭을 가꾸며 경험한 일상과 자연에서 발견한 작은 기적들을 이야기로 모았다. 그는 밭을 일구고 작물을 재배하며 텃밭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온갖 생명체가 형성하는 경이로운 세계와 함께 기후위기를 절감했다는 그는 이 책이 지구별 생태계를 돌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길 소망했다.
「요람 행성」
박해울 지음|읻다 펴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박해울 작가가 4년 만에 소설집으로 돌아왔다.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과 오래된 지구를 찾아온 낯선 존재들의 이야기다. 총 아홉 편 수록돼 있다. 작가는 정교하게 다듬은 문장으로 환경과 종교. 그리고 현실을 그린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나가는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망가지고 무너진 폐허 같은 세상 속에서 기도하듯이 희망을 속삭이는 책이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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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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