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위기 몰렸던 조상열이 생각하는 정성우 장점은?
조상열은 지난 5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자율 협상 기간을 넘어 타구단 영입의향서 제출 기간에도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2012년 1월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에 뽑혀 선수 생활을 이어왔던 조상열은 이대로 은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원 소속 구단과 재협상 기간에 극적으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계약했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보수인 1억 3000만원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되었다.
2022~2023시즌(32경기 평균 17분 16초 출전 4.6점 1.5리바운드 1.2어시스트)에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2023~2024시즌(29경기 평균 6분 47초 출전 1.4점 0.4리바운드 0.3어시스트)에서는 부진했던 탓이다.
조상열은 어렵게 기회를 붙잡고 2024~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정성우와 재회했다.
조상열은 정성우와 창원 LG에서 2016~2017시즌과 2017~2018시즌을 함께 보냈다. 이후 조상열은 부산 KT(현 수원 KT)에서 3시즌 활약한 뒤 대구 가스공사로 팀을 옮겼다. 정성우 역시 LG를 떠나 KT에서 3시즌을 보낸 뒤 가스공사로 뒤따랐다. 조상열은 정성우와 7시즌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오프 시즌 훈련 중이다.
어렵게 기회를 얻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기존 선수들과 분위기 좋게 훈련하고 있다.
보수가 대폭 올랐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저만 경험하는 건 아니다. 부상 때문에 제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오프 시즌 때 안 다쳤어야 감독님께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그 전 시즌 잘 했다고 해서 훈련을 못했는데 뛰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제 잘못이다. 이번에 어려움이 찾아왔는데 아까 말씀 드렸듯이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께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셨다. 지난 번보다 살도 빼고 부상 없이 훈련을 마치고 싶은 소망이다.
FA 기간 어떤 마음이었나?
재협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솔직히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처음 계약이 안 되고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했을 때 끝났구나 싶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오래 (선수생활을) 했다고 생각해서 후련하게 (은퇴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마지막 날 연락을 주셔서 고민하다가, 지난 시즌 훈련에서 많이 빠져 있었기에 그렇게 그만 두는 것보다는 제대로 한 번 더 해보고 나서 그만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그렇지 않다. 원래 열심히 했기에 즐기려고 한다. 그 전에는 압박감도 많이 느꼈다. 더 훈련해야 경기를 뛰지 않을까라며 쫓기는 마음으로 (훈련)했다면 지금은 멀리 보려고 한다.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미래도 생각해야 해서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저도 공부하며 후배들과도 좋은 추억을 쌓고 즐기려고 한다.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니다. 경쟁을 하기 위해 뛰는 건 후배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한다.
정성우가 들어온 것만으로 좋아졌다. KBL 흐름이 외국선수도 중요하지만, 앞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선에서 풀어줄 수 있는 능력과 수비, 성우가 KBL을 대표하는 앞선 수비수 중 한 명이다. 김낙현과 벨란겔이 좋은 선수인데 성우가 수비에서 도움이 되니까 그 두 선수가 성우와 같이 뛰면 시너지 효과가 날 거다. 성우가 욕심을 부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팀을 위해 희생하며 팀 플레이를 많이 하는 선수다. 그래서 이득을 많이 볼 거다.
LG에서 정성우 선수와 얼마나 같이 있었나?
2시즌 같이 있었다. 신인 때 들어왔는데 빠릿빠릿해서 잘 하려고 했는데 부상 때문에 주춤했다. 원래 잘 했던 선수다. 저도 이 팀에 성우가 온다고 했을 때 좋을 거 같았다. 단국대와 상명대의 경기가 있을 때 성우와 만났는데 만약 (가스공사로) 갈 수 있다면 좋은 팀이니까 너에게도 좋을 거라서 가라고 했다. 우리 팀에서 너를 좋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너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LG에서 정성우 선수는 어떤 선수였나?
너무 오래되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다. 지금도 형들에게 잘 한다. 지금 한 달 훈련을 했는데 후배들에게 먼저 가서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 그 때는 어려서 이런 걸 몰랐는데 김태호, 안세영 등 어린 선수들이 성우에게 배우면 도움이 될 거 같다. 성우에게도 가스공사에 왔을 때 네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감독님께서도 원하시는 게 열심히 하면서 후배들도 잘 이끌어나가는 거라서 후배들도 챙기라고 했는데 잘 하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전현우와 우동현까지 오면 19명이다. 팀 분위기나 외국선수 등 팀 전력이 좋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강조하신다. 운동할 때 빼고는 많이 풀어주신다. 감독님께서 어제(4일) 밖에서나 운동 끝난 뒤 나에게나 코치들에게 장난치거나 편하게 해도 좋지만, 코트 안에서 운동할 때는 진지하게 임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
이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 조상열 선수의 역할은?
일단 슛이다. 경쟁 상대가 많다고 해도 불안하지 않다. 하던 대로 하고 안 되면 누구를 무조건 이기겠다는 게 아니라 이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이 선수의 장점을 배워야겠다는 걸로 생각이 바뀌었다. 옛날 형들이 왜 그런 말들이 했는지 알 거 같다. 조급하게 하지 말라는 조언이 기억나서 편하게 훈련한다.
첫 번째는 이번 오프 시즌을 부상 없이 잘 소화해야 한다. 지난 시즌 선수 구성이 좋아져서 (출전선수 명단에) 못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을 줄여서 14명 안에 들어가서 시즌 중반 등 기회가 찾아왔을 때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열심히 해야 팀의 수준이 더 올라갈 거라고 여긴다. 안 다쳐야 제 기량이 나올 수 있기에 안 다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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