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감세 또 감세’… 세입 확충 방안도 고민해야
세입 확충 방안은 없는데 감세 조치만 쏟아진다. 기획재정부가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종합부동산세 사실상 폐지, 상속세 최고세율 30%로 인하 등 대통령실과 여당을 중심으로 각종 감세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 역시 최근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밸류업 유도를 위해 배당소득 증가분에 저율의 분리과세를 도입하는 한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입장도 재확인하며 감세 기조에 나서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된 세법개정으로 2028년까지 줄어드는 세수 감소 효과는 누적법(기준연도 방식) 기준 3조6733억원에 달한다. 윤석열정부 출범 첫 해 단행된 2022년 세제개편안의 세수 감소 효과는 더욱 크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2028년까지 73조4000억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한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또 반도체 등 세액공제에 따른 감세효과는 2028년까지 최소 1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이뤄진 세법개정을 통해 2028년까지 약 90조원의 감세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각종 감세 정책은 경기부진과 맞물려 세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포용재정포럼 부회장)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반복되는 세수부족과 감세정책, 이대로 괜찮은가’에서 “반복되는 세수부족은 감세정책과 경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경기적 요인보다는 감세정책이 세수감소의 주된 원인”이라며 “감세의 투자 및 고용효과가 미약하고,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세수 여건은 올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국세수입은 151조원 걷히는 데 그쳤다. 56조4000억원의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했던 작년보다 9조원이 더 적은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조세수입이 예상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점을 인정하며 ‘조기경보 시스템’을 발동하기도 했다.

건전재정 속 세수 감소 부작용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R&D 예산이다. 지난해 세수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총지출을 역대 최저인 2.8%만 늘리는 긴축 예산이 편성되면서 R&D 예산은 16.6% 대폭 줄었다. 주요 R&D 예산은 내년에 13.2% 확대되면서 ‘정책 실패의 교과서’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54조6000억원의 세수펑크가 발생하면서 예산현액에서 총세출 및 이월액(3조9000억원)을 차감한 불용액(결산상)은 4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감세 정책만 강조될 뿐 세입 확충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제22대 국회 조세정책 개선과제’를 보면 한국은 향후 증가하는 재정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힘든 상황이다. 잠재성장률 하락 등으로 과거처럼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적인 세수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 등 정부 역할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이어 “윤석열정부에서 추진하는 금투세 폐지,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종부세 및 상속세 완화 등은 자본과세로서 소득 및 자산격차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면서 “오히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양도세, 종부세,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등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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