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농구 탈락, 밤샘 응원? 글쎄"…김 빠진 올림픽 어쩌나
파리 올림픽이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식·음료 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에 식품 업계는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축구와 농구 등 주요 구기종목에서 한국팀 출전이 무산됐고, 개최국인 프랑스와 7시간 가량 벌어져 과거 올림픽과 비교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리 올림픽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공식 파트너 자격을 얻었다. 특히 주목 되는 건 비알코올 맥주인 '카스 0.0'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맥주 브랜드가 공식 파트너로 지정된 경우는 있으나, 비알코올 음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는 한정판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했다. 카스 프레시와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에 한해 선보이는 올림픽 에디션 제품은 패키지 디자인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와 공식 파트너사임을 의미하는 '오피셜 파트너' 문구를 추가했다. 파리 현지에서는 에펠탑 인근에 '카스 포차'를 열어 세계인들에게 카스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른 주류 업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올림픽을 앞두고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저칼로리 맥주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제품군을 강화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출시한 맥주 '크러시'의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생)의 취향에 맞춘 라이트 맥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음료 중에서는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코카콜라 '파워에이드'가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파워에이드 올림픽 스페셜 패키지엔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과 올림픽 공식 로고인 오륜기를 형상화한 일러스트를 담았다. 파워에이드는 이번 올림픽 대표로 나선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을 모델로 발탁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대한체육회와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를 후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파리바게뜨는 이번 올림픽이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2028년말까지 대한체육회 휘장과 공식 파트너 명칭 사용 등 지식 재산(IP)을 활용한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이번 올림픽에선 이른바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축구와 농구 등 관심도가 높은 구기종목 출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남자 축구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출전에 실패했다. 올림픽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브랜드들은 주요 경기가 열리지 않을 경우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와 시차도 7시간으로 발목을 잡는다. 낮 시간 또는 늦은 새벽시간에 진행되는 경기들이 많고, 이른바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후 등 '황금시간'대에 치러지는 한국 경기가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 된 가운데, 올림픽 특수로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보다는 해외에 제품을 알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은 오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해 다음 달 11일까지 열린다. 206개국이 참가해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치러진다. 우리나라는 21개 종목에 142명이 출전해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단을 보낸다. 구기 종목 중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건 여자 핸드볼팀 뿐이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종합 15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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