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사돈 맺기 위해선 정녕 이런 푸대접도 감수해야 하는 걸까

정석희 칼럼니스트 2024. 7. 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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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사돈과 이용식 사돈, 부모 심정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연예인과 사돈을 맺은 비연예인 가정이 나온다. 내 자식이 결혼을 했는데 사돈어른이나 사부인이 연예인인, 그것도 연예계에서 꽤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 것이다.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의 이용식의 사돈과 <아빠하고 나하고>의 김수미의 사돈이다.

배우 서효림이 몇 주 전부터 <아빠하고 나하고>에 부모님, 남편 정명호와 함께 나온다. 2019년 부친이 3주간 출장을 간 사이에 결혼 발표와 혼전 임신 사실이 동시에 공개되었다고 한다. 부친이 남의 입을 통해 딸의 결혼 사실을 전해들은 거다. 방송을 보니 금이야 옥이야 기른 귀한 딸이다. 서효림이 1985년 생, 정명호가 1976년 생, 아홉 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데 심지어 혼전 임신이라니. 방송에서 서럽게 눈물을 쏟으셨다. 생각만 해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르나 보다. 뭐 어쩌겠는가. 딸의 선택이고 이미 아이를 가진 것을. 그런데 상견례조차 하지 않고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식장에서 사돈지간이 첫 대면을 했다고. 뭐 다 좋다. 문제는 서효림의 부친은 지인을 초대할 수 없었단다.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시어머니 김수미의 손님이 워낙 많아서, 좌석이 부족해서 그랬다나. 지인을 초대하지 못한 신부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까? 당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 취재를 나갔었는데 배우 정준호를 비롯한 연예인들이 '김수미 씨가 안 오면 욕먹을 줄 알아라' 해서 왔다고 인터뷰를 했다. 농담 반 진담 반이었겠지만 서운해 할까봐 어쩔 수 없어서 한 초대는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결혼식 기사를 찾아보니 조선호텔에서 정계와 연예계의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고 나온다. '소설가 겸 전 국회의원 김홍신이 주례를 맡았고 전 KBS 아나운서 한석준이 사회를 진행했다. 축사는 레인보우 고우리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읽었고 가수 아이비와 재즈 보컬 윤희정, 김수연 모녀가 축가를 불렀다. 부케는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지숙이 받았다.' 그랬단다. 저렇게 떠들썩하니 올린 결혼식인데 신랑 어머니 손님이 너무 많아서 신부 아버지가 지인을 초대할 수 없었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서효림 남편이자 김수미 아들 정명호.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는 관찰 형식의 프로그램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다. 보아하니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아내 서효림 말마따나 악의 없고 착하긴 한데 눈치 볼 줄을 모른다. 눈치를 안 보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겠나. 예를 들면 서효림이 현재 친정 가까이에 산다. 그래서 자주 드나드는데 도무지 인사를 할 줄 모른다. 친 자식 같이 지내서 안 한다는데 자식이라 해도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어요' 하다못해 '저 왔어요' 정도는 하지 않나? 장인과 눈이 마주쳐도 인사 한 마디를 안 하고 장인이 앉아 계신 소파에 다리 쭉 뻗고 드러눕고, 아이처럼 냉장고 문 열고 들여다보고 서있고.

김수미가 과거 군기반장 노릇을 꽤 했다고 들었다. MBC <전원일기> 때 며느리 역할인 김혜정이 버릇없다고 따귀 올려붙인 일, 그래서 김수미가 하차하네 마네 난리가 났던 거 기억하는 분들 계실 게다. 그런 분이 아들은 왜 그리 버르장머리 없이 기르셨을까. 물론 자식이 어디 내 맘대로 되는가. 어쨌든 아무리 봐도 관찰 예능에 내놓을 인물이 아닌데,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텐데 왜 나왔을까? 대표로 있는 회사가 소송 문제로 시끄러운 판에 말이다. 짐작컨대 가족 기업의 선두에 있던 모친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가족 예능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일단 이번 출연으로 간을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서효림의 부모님도 자식을 돕기 위해 나오셨을 테고.

이용식의 경우 온 세상이 다 알게끔 딸의 남자 친구를 대차게 부정했다. 재미를 위한 설정이 가미되긴 했겠지만 피하고 면박주고, 눈초리가 싸늘했었다. 딸의 남자 친구가 싫은 게 아니라 딸의 결혼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고 변명을 했지만 여러 프로그램에서 김학래·임미숙의 아들과 썸타는 설정이었을 때는 오히려 반기는 느낌이었지 않나. 결혼 성사로 인해 얻을 게 많으니 그 정도 푸대접은 감수해도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아무리 크게 득이 되는 혼인일지라도 내 아들이 그런 대우를 받는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그간 <조선의 사랑꾼>을 통해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는 드라마 같은 과정이 공개되었고 얼마 전 신혼여행도 장인장모가 함께 갔다. 물론 <조선의 사랑꾼> 카메라도 따라갔다. 그런데 신혼부부가 잠자리에서 '이제 어서 임신을 해야 한다'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렇겠지. 임신 과정 나오고 출산 과정 나오고 그러다 육아 예능 찍고 그러겠지. 이건 뭐 <트루먼쇼>도 아니고, 적당히 좀 하시라.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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