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겨냥 ‘朴 탄핵’ 언급한 민주당, 역풍 두렵지 않나 [논설실의 관점]

2024. 7. 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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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날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의 수용을 압박하며 '박근혜 정권의 최후'를 언급했다.

민주당의 여러 인사는 이미 공사석에서 수차례 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해 왔다.

 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탄핵을 추진하며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건 윤 대통령이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구도 민주당은 탄핵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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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 수용 재차 압박
尹의 수사 외압 혐의 입증 안 돼
李 재판과 대선 염두에 둔 포석
2004년 탄핵 타산지석 삼아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날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의 수용을 압박하며 ‘박근혜 정권의 최후’를 언급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박 직무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지, 거부권을 남발하며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할지는 오직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며 “만일 후자를 택한다면 이 정권은 폭풍 같은 국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른 후과가 어떨지는 권력을 농단하다 몰락한 박근혜 정권의 최후가 잘 말해준다”고 했다.
3일 오후 6시 40분 기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원 글에 103만여명이 동의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민주당의 여러 인사는 이미 공사석에서 수차례 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해 왔다. 지난 3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달라는 국회의 국민동의 청원의 동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자 정청래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 탄핵이라는 용어는 국민 스포츠가 되어 가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신들이 섣불리 탄핵을 언급했다가는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던 한나라당이 17대 총선에서 참패했던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정부 때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달라는 국민 청원 동의 수가 140만명을 넘었지만, 당시 국민의힘이 탄핵 공세를 자제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대표적 탄핵 사유로 꼽히는 채 상병(해병대) 사망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경우 아직 구체적 사실관계도 드러나지 않았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민주당은 ‘시도 때도 없이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핵 소추 전 사퇴한 방통위원장까지 합치면 13차례나 발의했다. 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탄핵을 추진하며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건 윤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과 보수 세력이 압박을 느끼도록 하고, 동시에 이재명 전 대표가 차기 대선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도록 하려는 계산이 깔렸다. 7개 사건 11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전 대표가 1·2심에서라도 유죄 선고를 받으면 대통령 당선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을 탄핵한 뒤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실제 이 전 대표 자문그룹은 최근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적 300인, 재석 190인, 찬성 189인, 반대 1인, 기권 0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이날 표결에 국민의힘은 안철수, 김재섭 의원 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뉴스1
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두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의 내용만 봐도 민주당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새 특검법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했다. 야당이 추천한 2명의 특검 후보를 대통령이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2명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자동 임명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심지어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을 염두에 둔 공소 취소 권한까지도 부여했다. 여권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집어넣은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구도 민주당은 탄핵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가 청원 내용을 심사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청문회도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탄핵 발의 및 언급 시도는 앞으로 점점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4·10 총선에서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몰아 준 국민이 원하는 건 정부·여당과 협치를 통한 민생 입법 매진이다. 무분별한 ‘힘자랑’이 아니다. 민주당이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을 흔드는 무리수를 이어가면 국민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려는 거야의 ‘탄핵 정치’를 탄핵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고조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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