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 제작 현장 속으로..."느리지만 걷고 있어요"
[앵커]
지난달 최고 권위의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 부분에 우리 애니가 진출했지만,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습니다.
"느리지만 분명히 걷고 있다"고 말하는 우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모습은 어떨까요?
김승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아가미'
삶의 끝에서 아가미가 생겨난 소년 '곤'
인간도 물고기도 아닌 소년과 그 주변에 머무는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
구병모의 소설 '아가미'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애니 계의 칸,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 부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안재훈 / 애니메이션 '아가미' 감독 : (작품 속에서) 깊이 있게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상처들에 대해서 관객분들도 느끼시고 이야기해주고 하셔서….]
어느덧 애니와 함께 한 지도 30여 년.
오늘도 '창작의 동굴'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장인의 소명은 가장 우리다운 작품을 내놓는 겁니다.
황순원의 '소나기'와 김동리의 '무녀도'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안재훈 / 애니메이션 '아가미' 감독 : 제가 가진 직업이 어떤 가치와 의미도 지녔으면 좋겠구나 생각을 했거든요? 이왕이면 풀 한 포기, 움직임 하나, 입 모양 하나도 우리나라를 충분히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슬램덩크' 같은 일본 애니가 흥행하는 건 어릴 때부터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 함께해왔기 때문이라면서 꾸준함을 강조했습니다.
[안재훈 / 애니메이션 '아가미' 감독 : 조금 느리지만 분명히 걷고 있기 때문에 먼 훗날에는 우리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함께 성장한 시간들이….]
우리만의 무언가를 내놓겠다는 장인의 고집은 애니메이터 한 명 한 명의 노력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장민지 / 애니메이터 : 이 부분은 어떤 색감을 더 넣는다든지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그래도 서정적인 미는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분업과 디지털화로 만드는 기간을 단축하며 효율성에 힘쓰는 것도 요즘 특징입니다.
'아가미'도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작업 시작 1년 만에 끝낸 작품입니다.
[김제희 / 애니메이터 : (디지털로 하면) 캔버스를 막 확대를 해서 할 수 있다 보니까 디테일 하게…. 그림이 깨지는 것도 없고,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디지털이 편해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국내 애니메이션은 채 20편이 안 되고, 그마저도 대부분 어린이용이었습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내일의 미래를 그리는 우리 애니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안 그려질 때 어떻게 하다 보니까 또 이제 그 산은 넘어가고 다음 산이 또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반복인 것 같아요."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김현미
디자인 박유동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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