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철밥통이래?”.. 9급 초임 222만 원, 최저임금보다 16만 원 많아 “적은 임금, 줄퇴사까지”
치솟는 물가 불구.. 실질임금 지속 감소세 계속
민간 사무직 대비.. 공무원 임금 83% 수준 그쳐
“임금 31만 3000원 인상·점심값 1만 원” 요구
9급 초임(1호봉) 공무원 기준, 월평균 급여 수준이 민간 최저임금보다 16만 원 많은 수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의 경우 매달 본봉 187만 7,000원에 직급 보조비 17만 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 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 원을 더해 세전 222만 2,000원을 받지만 정작 세금을 떼면 손에 쥐는 돈은 이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을 바탕으로 환산한 일반 노동자의 월급 206만 740원보다 16만 1,260원 많은 수준입니다.
내년 최저시급이 5% 인상된다고 볼 때 이 차이는 5만 8,850원까지 좁혀집니다.
또 9급 공무원이 월 10시간까지 가능한 초과근무의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올해 최저시급보다도 낮습니다.
올해 초 인사혁신처는 9급 1호봉 연봉이 지난해보다 6% 넘게 오른 3,010만 원(월평균 251만 원)으로, 역대 처음 3,000만 원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무원이 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수당과 연 2회 지급받는 명절 휴가비까지 합산한 수치로, 정부가 9급 1호봉의 보수 인상률을 전체 공무원 보수 평균 인상률(2.5%) 대비 높게 책정했다고 하지만 정작 하위직 공무원이 받는 보수가 고물가 시대를 감안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2016년(53.8대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로, 앞서 2011년만 해도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공무원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급여와 부족한 처우 탓에 한때 ‘철밥통’으로까지 불렸던 공무원 선호도는 급속도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 이해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지만 그 ‘철밥통’은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낮은 임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공무원노조는 정부에 공무원 임금 기본급 월 31만 3,000원 정액 인상과 하위직 정근 수당 인상, 정액 급식비 월 8만 원 인상, 직급 보조비 월 3만 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 받는 밥값은 하루 6,300원꼴로, 1만 원을 한참 밑도는 실정”이라며 “고위직과 하위직의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정률제 폐단을 바로잡고 하위직의 생활을 보장하려면 임금 정액 인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상황 타개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공무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임금 인상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설 예정이기도 합니다.
공무원노조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교조 등 6개 단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무원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코로나 19 유행 이후 공무원 임금에 물가상승률이 반영하지 않았다며 ‘공무원 임금 기본급 31만 3,000원 정액 인상’, ‘하위직 정근수당 인상’, ‘점심값 1만 원을 위한 정액급식비 8만 원 인상’, ‘직급보조비 3만 원 인상’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9급 1호봉 공무원 월급이 올해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급(206만 740원)보다 16만 1,260원 많은 222만 2,000원으로 나오는 등 저연봉에 그치고, 이같은 실질임금 감소가 공무원 사회의 연이은 줄사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 퇴직자만 해도 2019년 5,529명에서 지난해 1만 3,56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5년 미만 공무원의 2명 중 1명(54.6%)이 이직 의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직 의향을 가진 배경은 77.4%가 낮은 보수를 꼽았습니다.
이들 단체는 “청년 공무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결혼도 연애도 출산도 포기하면서 미래가 없다고 한다”라며 “내 집 마련은 꿈조차 꾸지 못하고 노후불안을 하소연하고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더불어 “지난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비교하면 실질소득이 6% 줄었다”라며 “이 차이와 내년 물가전망치 2.1%를 반영한 임금인상 요구액, 313,000원 정액 인상은 너무나 합리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더 달라는 게 아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절박한 요구”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공무원 임금은 50만 교원과 공공기관노동자, 공무직 노동자 등 300만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라면서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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