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서 치킨값 아꼈어요"…'한 마리 9980원' 대박난 곳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매출 최하위권' 태백점도 치킨은 30% ↑
배달치킨 3만원 시대에 관광객도 마트 찾아
마트치킨 첫 출시땐 '골목상권 침해' 반발
고공행진 물가에 저렴한 치킨 수요 폭증
치킨 3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돈을 쓰러 가는' 여행지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마트 치킨을 사 먹는 알뜰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마트가 한 마리에 9980원에 팔고 있는 생생치킨이 가장 잘 팔리는 점포는 매출 중위권 점포에 속하는 제주도 노형동의 신제주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매출 상위 10곳에...제주 3 개점 모두 포함
6일 이마트에 따르면 생생치킨의 매출 1위 점포는 신제주점, 3위는 서귀포점, 7위는 제주점이다. 제주도 내 점포 3곳 모두가 생생치킨 매출 10위권에 드는 셈이다. 이들 점포는 전국 130여개 이마트 중 매출이 높은 편에 속하는 점포는 아니지만, 유독 치킨 매출만 높은 게 특징이다.
특히 제주점의 경우 올 1~6월 누적 치킨 매출이 작년보다 두배 넘게 뛰었다. 매출 증가율이 107%에 달한다. 신제주점과 서귀포점도 각각 58%, 30%씩 더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로 보면 중위권 수준인 점포들이 치킨 매출에서는 톱 10에 든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생생치킨의 인기는 다른 관광지에서도 높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해운대점도 치킨이 15번째로 잘 팔리는 이마트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치킨 매출이 37% 증가했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매출 최하위권 점포 중 하나인 강원도 태백점도 치킨 매출이 무려 30% 늘었다. 태백은 여름철 기온이 낮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피서지 중 하나다.
매출 중하위권의 중소형 점포에서 치킨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는 건 지역 거주민 고객뿐 아니라 관광객 고객의 치킨 구매가 늘었다는 뜻이다. 원재료·인건비 상승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배달시켜 먹는 치킨값이 3만원에 육박하자 여행을 가서도 1만원이 안 되는 가성비 치킨을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 중순부터 8월까지 치킨 매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광지 점포들은 치킨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치킨 매출 1위' 신제주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킨 종류를 늘렸다. 이전에는 닭강정 위주로 판매했지만, 프라이드·순살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생산량도 2배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제주점 델리 직원들이 직접 인근 닭강정 맛집을 찾아가며 시장조사를 하고 자체적으로 소스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며 "'양념반 깐풍기반' 등 신제주점 특화 치킨 상품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7일만 판매 중단' 14년 전과는 상반된 분위기
지금은 대형마트 치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형마트가 처음으로 '가성비 치킨'을 내놓은 14년 전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2010년 12월 롯데마트는 야심 차게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을 내놨다. 일반 치킨이 1만2000원~1만5000원 하던 시기였다. 시중 반값도 안 되는 가격이었던 만큼 고객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치킨을 사 갔다.
고객들의 호응과는 별개로 통큰치킨은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대형 유통사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탓이다. 당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사회적인 화두였던 만큼 정치권마저 비판에 가세했고, 결국 대형마트 치킨은 자취를 감췄다.
대형마트의 치킨이 재부상한 건 '고물가'의 역할이 크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1만원 안팎의 대형마트 치킨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최근 배달 치킨 가격이 2만~3만원 수준으로 오르면서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달라진 분위기에 대형마트들은 적극적으로 치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가 판매하는 '당당 프라이드치킨'은 6990원이다. 크기가 큰 '대짜 핫스파이시 프라이드치킨'도 1만2990원으로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10호 냉장 계육 한 마리를 튀긴 '큰치킨'을 1만4990원에, 9~11호 계육 한 마리 반을 튀긴 '뉴한통가아아득 치킨'은 1만5990원에 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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