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냄새 잘맡는다며 왜 못봤지”…업계 1등 ‘이 회사’ 영업이익률 1년새 2배 쑥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4. 7. 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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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시가총액 2조 달러에 도달했다. 2024년 들어 6월28일(현지시간)까지 주가가 29%나 오르며 이룬 성과다.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대장주 애플이 같은 기간 13%, 소프트웨어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 오른 것을 모두 넘어섰다. 월스트리트나 여의도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아마존이 무섭게 뜨고 있다. 아마존은 ‘빅테크 ETF’ 혹은 ‘신사업 선물세트’라고 불리고 있다.

일각에선 아마존이 지나치게 저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의도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아마존은 구글(광고검색), MS(클라우드), 월마트(유통), 넷플릭스(OTT)의 주요 사업을 모두 하고 있다”며 “온라인 책방에서 출발해 빅테크 핵심 사업을 담은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돼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마존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로 증명되고 있다.

아마존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사상 처음 10.7%로, 두자릿수를 찍었다. 30~40%의 이익률을 자랑하는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낮지만 아마존 이익률이 내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다. 그동안 아마존 이익률이 낮았던 것은 온라인 유통 사업(전자상거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인데, 이제는 전자상거래로 쌓은 브랜드 이미지로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5월에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순이익이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순익은 작년 1분기 대비 3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월가의 예상치도 크게 뛰어넘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빗나간 것은 클라우드 사업이 예상보다 훨씬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 브랜드 AWS의 1분기 영업이익은 94억2000만달러로 전체 이익의 62%에 해당된다.

자료: 블룸버그,한투증권
인공지능(AI)으로 돈을 많이 버는 회사는 단연 이 사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다. 월가에선 그 다음 후보 둘로 MS와 아마존을 꼽는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사업을 ‘요리’라고 한다면 데이터센터는 음식물을 준비하는 ‘주방’”이라면서 “데이터센터 하나 짓는데 2000억원 이상 들기 때문에 AI 회사들은 건설 비용 대신 아마존 클라우드에 돈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아마존의 AWS 사업은 순조롭다. 아마존이 자체 IT 수요를 위해 확립한 AWS는 이제 다른 회사들의 IT 수요에 대응 중이며 계속해서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생성형 AI가 접목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AWS 영업이익률은 37.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 1등 사업자여서 가능하다. 2·3위는 각각 MS와 구글이다.

이익률을 손쉽게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인력 감축이다. 아마존은 2022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2만7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특히 이익률이 높은 AWS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1분기 효과가 더 좋았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구글 처럼 온라인 검색 광고 매출도 늘려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광고 매출 증가율이 최근 5개 분기 연속으로 20%를 넘은 것도 호재다.

이미지 출처: 코파일럿
월가는 올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Trading down’(중저가 제품을 찾는 현상)으로 묘사한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가격을 제공하는 아마존 상거래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명주 한투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미국 경기 불확실성으로 아마존의 기업 고객과 개인 고객들이 모두 지출을 줄였지만 올해는 정반대로 AWS와 광고, 상거래 모두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 주가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 이유로는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들인 ‘알리’와 ‘테무’가 손꼽힌다. 경기 침체에도 미국 소비는 버텨주면서 아마존 실적이 개선 중이지만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사람들은 중국 상거래업체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지친 미국인들이 미·중 갈등에도 중국산 저가 의류나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마케팅회사 ‘옴니센드’ 조사 결과(미국 소비자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아마존 쇼핑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가격(21%)을 꼽았다. 같은 조사 결과에선 ‘테무’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물건을 구입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4%에 달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도 ‘비상’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아마존이 자존심을 접고 ‘초저가 공세’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자료: 야후파이낸스(6월29일 기준)
이 관계자는 “아마존은 사이트 안에 중국산 초저가 의류와 생활용품을 직구할 수 있는 ‘섹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아마존의 경쟁자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월마트가 아니라 중국 업체들인 셈이다. 이같은 리스크를 반영한 아마존의 에비따(EBITDA) 대비 주가(시총) 수준은 21.37배(6월29일 야후파이낸스 기준)다. EBITDA는 그 기업을 인수합병할때 고려되는 주요 수치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클라우드 사업 경쟁사인 MS가 26.34배이니까 아마존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애플(24.97배)은 물론 엔비디아(59.79배) 보다 현금 창출력 기준 주가가 싸다는 뜻이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3위 사업자 구글(20.39배) 보다는 주가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빅테크 대비 저평가 영역에 속해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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