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일성 30주기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 “만고불멸 업적”

북한이 오는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를 앞두고 관영매체 기사와 주민 참여 근로 단체 행사 등을 통해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 김일성 사망 30주년(7월 8일)을 맞아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덕성발표 모임이 지난 4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절세의 애국자, 만민의 은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수령님(김일성)의 만고불멸의 업적이 있어 부강번영하는 우리 조국의 오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수령님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산같이 덧쌓이는 7월의 하루하루”라며 “그이께서 마련해주신 만년 토대가 있어 우리 조국은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같은 면에 김일성 주석의 사상이론 활동을 조명하는 별도의 글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는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우리 인민은 천리혜안의 예지와 비범한 통찰력으로 조국과 혁명이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신 우리 수령님의 정력적인 사상이론 활동을 가슴 뜨겁게 되새기고 있다”며 추모 분위기를 만들었다.

북한은 전날 김일성 30주기를 맞아 태형철 사회과학원 원장 및 과학·교육계, 당 간부 양성기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의 업적을 칭송하는 사회과학 부문 연구토론회를 열었다.

또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 근로단체들도 김일성 추모 행사를 연이어 개최했다. 지난 4일에는 여맹원과 직맹원, 5일에는 청년동맹원과 농근맹원들이 각각 김일성의 업적을 토론하는 ‘덕성발표모임’을 열었다.

북한은 매년 김일성 사망일 전후 기념행사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추모를 독려했다. 지난해 29주기에도 근로 단체 행사 등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가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기 때문에 관행상 예년보다 큰 규모로 추모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주기인 2014년과 25주기인 2019년에는 7월 8일에 중앙추모대회가 개최된 바 있다.

다만 최근 북한이 김정은 독자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선대 띄우기’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북한은 그간 최대 명절로 기념해 온 김일성 생일(4월 15일) 명칭을 올해부터 ‘태양절’에서 ‘4·15′로 변경했다.

추모 행사 동향 등으로 미루어볼 때 현재까지는 예년과 비교해 축소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조선관광’ 사이트는 김일성 30주기를 의미하는 ‘1994-2024′와 함께 ‘영원한 주체의 태양’이라는 문구가 적힌 팝업창을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시했다. 북한이 최근 선대 지도자 신비화를 자제하면서 김일성에 대해 ‘태양’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례가 줄어들었는데 이런 경향과 배치되는 선전 문구가 재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엇갈리는 경향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30주기 당일인 8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지 여부와 관영매체의 보도 방식 등이 추모 수위를 판단할 중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조부의 20주기였던 2014년과 25주기였던 2019년 등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바 있다. 다만 2018년 24주기에는 참배했다는 보도가 없었고, 지난해 29주기에는 참배 사실은 관영매체에 보도됐지만 사진·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김일성 사망 30년과 관련해 현재까지 북한에 별다른 특이 동향은 없다”며 “8일 당일에 김정은의 금수산 참배 여부 등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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