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오물풍선 오가는데 '판문점' 주목한 이유[영상]

전북CBS 소민정 프로듀서 2024. 7. 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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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탄생 자체가 '평화' 유지 목적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판문점 기능은 살리려 노력
현 정부, 군사합의마저 파기…판문점 기능 퇴색
판문점 관광지로 알아…한반도 평화 고민 했으면
핵심요약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X> (매주 금 17:30)
■ 진행 : 이균형 보도제작국장
■ 대담 : 영화 <판문점> 송원근 감독

남북이 오물 풍선과 전단을 살포하며 선전전을 펼치는 가운데 최근 극장가에는 판문점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이맘때 영화 판문점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 김복동에 이어 판문점으로 돌아온 뉴스타파 송원근 피디를 만났다.

◇ 이균형> 판문점, 어떤 영화인지 직접 좀 소개해주세요.  

◆ 송원근> 판문점은 우리나라 땅에 있는데, 우리가 쉽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거든요. 자유로를 따라서 통일로 가다 보면 분명히 이정표는 있습니다. 우리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유엔사의 허락을 받아야 되고 군부대의 검문도 받아야 되는 그런 곳입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판문점 이 안에서 남과 북의 어떤 대화들이 오고 갔고 군사고위회담이라든지 아니면 2018년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도 했었던 공간인데 지금은 오물풍선이라든가 여러 가지 시끄러운데 판문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대화를 하기로 했다 이런 얘기는 전혀 들리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면 잊혀진 공간인 판문점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안에서 어떤 협상이 이루어졌으며 지금은 왜 이런 모습에 이르게 됐는지, 판문점이 어떤 곳인지를 설명해 주는 그런 다큐멘터리입니다.

◇ 이> 요즘 남북관계를 보면 판문점의 기능이 오히려 퇴색됐다고 할까요?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 아니냐 이런 느낌까지 드는데 판문점을 주목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송> 뉴스타파가 2021년도부터 미국 국립 문서관리기록청이라든가 이런 데서 계속 자료를 수집했고 어떤 자료를 통한 한국전쟁 당시 판문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주목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판문점이라는 곳에 저도 들어가 보지 못한 상태였었거든요.  

그러다가 정전 70년 맞아서 저도 비로소 판문점에 들어가 볼 수 있게 됐고 판문점에 직접 들어가서 보니까 판문점이 탄생했었던 이유들은 완전히 잊혀지고 지금은 그냥 뭔가 적막한 공간, 아무런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공간이 되어버리는 듯한 그런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이 판문점이 분명히 태생적으로 탄생한 이유가 있고 그 안에서 맡겨진 어떤 의무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판문점에 주목을 하게 됐고, 판문점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에 대해서 영화로 전달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판문점. 제작자 제공


◇ 이> 지난해 11월이었죠. 9.19 남북군사합의가 파기가 됐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송> 실질적으로 9.19 남북군사합의가 파기된 건 작년 11월경입니다. 올해 6월 4일에 우리나라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실제 됐거든요. 그전에는 북한에서 파기를 했고 이걸 지키지 않겠다 선언을 했는데 우리 정부가 6월에 이걸 받아들인 거거든요.

사실 9.19 합의는 다른 게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비무장지대로 한번 만들어보자는 걸로 2018년도에 남북 정상들이 만나면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만든 거였거든요.

이후에 유엔사에서도 남과 북의 합의 정신을 높이 사서 판문점에서도 그것을 실현하겠다라는 차원에서 무기도 거둬들이고 초소도 문으로 잠그고 그리고 형식적이긴 하지만 비무장지대에 있던 초소들도 1~2개 정도 파괴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비무장화하겠다라는 것을 조금씩 실현해 갔는데 이번에 어쨌든 파기가 되면서 비무장지대가 또다시 무장한 지대가 돼버리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돼서 실질적으로 평화나 안정적으로 한반도가 유지되는 데 굉장히 불안 요소가 또다시 작동을 하게 됐다.  

◇ 이>  돌이켜보면 남북이 극단에 치달았을 때도 판문점의 기능만큼은 어떻게 좀 살려보려고 노력을 계속해 왔던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 송> 원래 판문점은 태생적으로 정전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1953년 7월 27일에 정전협정이 맺어진 것이 판문점이었고요. 그런데 정전협정이 맺어진 이후에도 우리가 판문점의 정신을 이어가자라는 식으로 해서 현재 판문점의 위치를 옮겨서 그 이후에는 정전협정을 실행하고 유지하는 공간,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공간으로 판문점이 계속 유지가 됐었거든요.

계속 유지가 됐다가 1976년에 판문점 도끼 사건이 있고 나서부터는 공동경비구역 유지되던 판문점이 경계가 나눠지게 됐고 또 대립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단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전협정을 맺었던 공간이 이후에는, 연합군과 북한군이 어떤 소통하는 그런 기능은 잃어갔지만 그 대신했던 게 남과 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거나 남과 북이 서로 문제가 있을 때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대화를 하던 장소.

그리고 2000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나서부터는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남과 북의 군인들 장성급들이 만나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논의를 했었는데 이런 어떤 의미와 역할이 2018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라든가 이제 이런 부분들이 있고 나서는 지금은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리겠죠.  

박근혜 정부든 이명박 정부든 이건 좌우를 떠나서 헌법에 명시돼 있는 통일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측면에서 판문점을 굉장히 잘 이용해 왔었는데 이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가치나 이런 것들이 완전히 퇴색된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영화 판문점. 트레일러 영상 캡처


◇ 이> 문재인 정부 당시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그런지 현 정부가 좀 의도적으로 흔적 지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느낌도 가지고 계신가요?

◆ 송> 제 스스로 그런 생각을 좀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판문점이라는 공간은 이전 정부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 평화를 유지하고 논의하던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을 했거든요. 그때 생각해보면 뉴스에서도 자주 나왔어요. 2018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고 2019년엔 또 트럼프 대통령까지 와서 뭔가 세계적으로 굉장한 주목을 받았잖습니까?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와서는 전 정부의 일이라고 이렇게 좀 치부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의도적으로 뭔가 정치적으로 판문점이라는 곳을 가지고 있었던 어떤 의미나 이런 부분들을 오히려 배척하고 일부러 등한시 하고 외면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 취재 과정에서도 송 감독이 판문점에 대해서 또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많았었다고요.

◆ 송> 2023년 2월 정전 70년을 맞아서 유엔사에서 기자들을 판문점으로 초청을 했었습니다. 다른 외신 기자들이나 국내 일부 언론들이 같이 들어갔고 저도 판문점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거든요.

들어가서 3가지를 알 수 있었던 게 판문점이 현재 판문점은 과거의 정전협정이 이루어지는 판문점에서 한 1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옮긴 판문점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현재 판문점에서 예전 판문점의 위치가 보이는지 그게 굉장히 궁금했었습니다. 그걸 담기 위해서 안내하던 유엔사 장교에게 예전 판문점 위치가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그 위치가 어딘지를 제대로 모르더라고요. 정전 70년이 지나서 그런지 이분은 예전에 정전협정이 맺어졌던 판문점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좀 했고.

거기서 좀 걸어서 현재 우리가 흔히 보는 파란색 건물 T1 T2 T3 이 건물들로 이동을 했는데 그 현장에서 T1의 그 T가 Temporary라는 임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알게 됐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면서 마무리를 한 시간이 됐는데 현장에서 인터뷰를 통해서 판문점이 다시 예전처럼 남과 북의 병사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지라고 질문을 했는데 당시 유엔사 장교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고 그냥 나는 지금 내 일을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는 식으로만 얘기를 하면서 뭘 그런 걸 물어봐 나는 몰라 이런 태도들을 보면서 뭔가 저는 우리나라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이라는 곳에 있는 판문점에 갔는데 주인이 아닌 듯한 그리고 굉장히 소외 받는 듯한 열패감 모멸감 이런 느낌들을 좀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받은 이 인상을 다큐멘터리 영화 안에 제대로 녹여서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이 이런 감정들도 같이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 이> 사실 송 감독이 만들었던 지난 작품들, 세월호 또 김복동 할머니에 관한 이러한 영화들은 뭔가 기록물 같은 작품들이 많았단 말이죠. 실제로 송 감독만의 어떤 기준이 있습니까?

◆ 송> 기준이라기보다는 그렇고, 어쨌든 공적으로 이것이 역사가 돼서 언제든지 누구든 이 사안에 대해서 궁금할 때 끄집어내서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는 만들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복동 같은 경우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리가 단편적으로 너무 피해자적인 관점 피해 사실에 수동적인 존재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얼마나 노력했는지 부각해서 한편의 역사로 남겨주고 싶었고요.

판문점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중학교 고등학교 특히 대학생들 아니면 판문점이 도대체 어떤 공간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문점이 한반도 70년 그러니까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뤄지게 그런 결정이 내려졌던 공간이라는 것. 판문점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를 좀 볼 수 있다라는 것들도 조금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 이> 6월 19일에 개봉했죠. 반응은 어떤 것 같습니까?  

◆ 송> 일주일 만에 흔히 아는 멀티플렉스형 극장에서는 다 내려버리더라고요. 2019년에 김복동 작품이 개봉할 때는 그래도 한 2주 정도는 100여 개가 넘는 상영관에서 볼 수 있게 만들어줬고 그 이후로도 큰 극장들에도 상영을 하면서 궁금한 사람들은 와서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는데 이번 판문점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관객이 많이 들지 않는 게 가장 큰 거겠죠, 다큐멘터리다 보니까. 그러다보니까 일주일 만에 내려버려서 지금은 작은 독립영화관 예술 영화관들에서만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시사회 한 장면. 뉴스타파 유튜브 캡처


◇ 이> 이 영화를 꼭 권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요.  

◆ 송> 영화 자체가 판문점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문점의 태생부터 현재 의미까지를 전달하는 영화거든요. 중학생들이 많이 와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 학생들도 지금까지 판문점이라는 존재 자체도 관광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전쟁이 어떤 식으로 맺어지게 됐고 이후 한반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자세히 알 수 있었고, 향후에 한반도의 평화적인 관점에서 무슨 일을 해야 될지도 알 수 있었다는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지금 우리 학생들은 애초에 남한과 북한이 처음부터 그렇게 존재했었던 것처럼 알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현재 한반도 모습이 왜 이런 모습이 됐는지 한번쯤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어린 학생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영화 판문점 감독 송원근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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