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프랑스로 향할까' 마르세유, 황희찬 원한다 '감독+회장 모두 OK 사인'...문제는 이적료, 마르세유 이적 확률은 '2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소가 프랑스로 향할까.
마르세유가 황희찬(울버햄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4일(한국시각) 프랑스 레퀴프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의 마르세유가 울버햄턴의 황희찬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프랑스 풋메르카토도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레퀴프는 '황희찬은 마르세유 보드진이 설정한 공격수 영입 명단에 포함됐고 데 제르비 감독도 이를 확인했다'며 '황희찬은 메이슨 그린우드와 함께 마르세유의 공격수 영입 후보에 올랐으며 데제르비 감독도 그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브라이턴 감독 시절 황희찬과 맞대결한 경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레퀴프는 '여전히 유동성을 위한 연봉 여유분을 찾고 있는 가운데 마르세유는 아직 구단끼리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풋메르카토는 '마르세유는 그린우드에 관심이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몇몇 마르세유 팬들은 헤타페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과거 폭행 혐의로 기소된 그린우드를 영입하려는 구단 수뇌부를 비판했다'며 '울버햄턴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 황희찬도 마르세유가 추적하고 있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31경기 13골-3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을 파블로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가 좋아한다'고 밝혔다.
마르세유는 올 여름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리그1 우승9회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는 명가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 부진에 빠지며 리그 8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우승도 2011~2012시즌 차지한 리그컵이 마지막이다. 마르세유는 브라이턴에서 놀라운 지도력을 과시했던 데 제르비 감독을 선임했다. 말그대로 깜짝 선임이었다.
데 제르비 감독은 갑작스레 첼시로 떠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후임으로 브라이턴 지휘봉을 잡았다. 데 제르비 감독은 AC밀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나폴리에서도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후 2013년 축구화를 벗었다.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3년 다르포 보아리오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해 줄곧 이탈리아 무대에서 감독 생활을 펼쳤다. 사수올로에서 가능성을 보인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턴에서 포텐을 폭발시켰다. 2022~2023시즌 팀을 6위로 이끌었다. 브라이턴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상 첫 유로파리그 16강을 이끄는 등 여전히 지도력을 과시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맨유, 바르셀로나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데 제르비 감독은 "구단이 자신을 향해 보여주는 야망에 따라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흐르면서 빅클럽들의 관심이 미지근해지자 데 제르비 감독은 직접 자신이 다음 시즌에도 브라이턴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이때가 불과 5월 초순이었다.
하지만 5월18일 전격적인 결별 발표가 나왔다. 블룸 회장은 "우리는 양측 모두에게 적합한 시기에 데 제르비 감독의 계약을 종료하여 다음 시즌을 계획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데 제르비 감독이 다음 이적과 미래를 고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튼을 떠나게 되어 매우 슬프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클럽의 모든 사람들과 놀라운 팬들의 지원으로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가 성취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빅클럽의 구애를 한몸에 받던 데 제르비의 선택은 놀랍게도 마르세유였다. 마르세유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 유럽이 주목하는 젊은 명장을 잡았다.
데 제르비는 마르세유 부활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공격진 강화를 노리고 있다. 마르세유는 이미 올 여름 2명의 공격수를 떠나 보냈다. 포르투갈 공격수 비티냐는 이적료 1600만 유로(약 239억원)에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로 이적했다. 세네갈 공격수 일리망 은디아예도 1800만 유로(약 269억원)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51경기 출전해 30골-11도움을 기록한 핵심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남아 있지만 그의 나이는 35세다. 언제 하락세가 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가 그를 원하고 있다.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만큼, 새로운 공격수 영입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마르세유가 그린우드에 이어 황희찬을 리스트에 올린 이유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리퍼링, 잘츠부르크,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등을 거친 황희찬은 2021년 여름 임대로 울버햄턴 이적에 성공했다. EPL 데뷔전 데뷔골이 성공한 황희찬은 6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해당달 울버햄턴 이달의 선수로도 뽑히기도 했다. 울버햄턴이 완전 영입 조항을 발동해 이적료 1600만유로에 정식으로 울버햄턴 선수가 된 황희찬은 2022~2023시즌 4골에 그쳤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신임 속 기회를 잡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황희찬은 시즌 종료 후 방출 가능성도 거론됐다. AS로마 등이 언급됐지만, 결국 황희찬은 울버햄턴에 잔류했다.
새로운 시즌 황희찬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놀라운 결정력을 과시하며 2023~2024시즌 EPL에서 29경기 12골-3도움을 기록했다. EPL 첫 두자릿수 득점이었다. 컵대회까지 포함하며 13골을 넣었다. 슈팅당 득점 비율에서 EPL 선수들 중 최고 수준을 보이며, 잉글랜드가 주목하는 공격수로 떠올랐다. 비록 아시안컵 이후 득점행진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한 시즌이었다.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도 황희찬을 주목했고,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코리안 가이'로 부르며, 황희찬의 새로운 별명이 되기도 했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이러한 황희찬의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마르세유 역시 회장을 비롯해 오랜기간 황희찬을 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금액이 될 전망이다.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울버햄턴과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을 2028년 6월까지 연장했다. 주급도 7만 파운드(약 1억2150만원)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버햄턴 역시 주포를 적은 금액에 보낼리 만무하다. 마르세유가 프랑스에서는 괜찮은 재정력을 자랑하지만, EPL 구단을 넘기는 쉽지 않다. 풋메르카토 역시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2028년까지 울버햄턴과 계약돼 있는 황희찬은 영입이 쉽지 않은 선수'라며 '2022년 1600만 유로(약 239억원)로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턴으로 영구 이적한 황희찬의 시장 가치는 약 2500만 유로(약 374억원)에 이른다. 마르세유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독일 이적시장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황희찬의 몸값을 2500만 유로(약 374억원)로 평가하면서, 마르세유로 이적할 확률을 20%로 매겼다. 울버햄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현재 황희찬은 새 시즌을 대비하는 여름 프리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 시간을 갖고 있다. 울버햄턴 잔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일단 타 팀에서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황희찬은 이제 전 유럽이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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