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대성당이 2030대 캠핑장 된 이유? [이수지의 종교in]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천주교 명동대성당이 초여름밤 MZ세대 감성 캠핑장이 됐다.
지난 6월28일 토크콘서트 '캠프 엣 더 캐세드랄(CAMP at the Cathedral)'이 열린 명동성당 성모마당에는 캠핑의자 600여개가 놓였다.
식전행사로 사제 밴드 '우니따스'의 노래와 연주가 오후 7시께 행사 시작을 알리자 20대와 30대 청년들이 캠핑의자를 차지했다.
이 토크콘서트는 2027 서울세계청년대회(WYD) 지역조직위원회가 준비한 첫 참여형 행사다. WYD 준비 과정에서 청년 신자들의 의견 듣기 위해 천주교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의지를 반영해 기획됐다.
천주교, 이 시대 젊은이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다
정 대주교, 구요비 총대리주교, WYD 조직위 총괄 코디네이터인 이경상 주교를 비롯해 서울 WYD 조직위 신부들이 청년들과 둘러앉아 대화를 나눴다.
토크가 시작되기 전 구 주교와 이 주교는 청년들과 인사하며 격려했다. 구 주교는 "이렇게 많은 젊은이와 함께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은총의 시간"이라며 "여러분의 기쁨과 희망, 번뇌와 슬픔을 잘 듣고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주교도 "더위를 걱정했는데 바람도 불고 날씨도 좋아 정말 아름다운 밤"이라며 "오늘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동반하고, 또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의 어려움' 주제의 첫 연사로는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의장 이선화씨가 나섰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씨는 코로나19 기간 힘들었던 대학생활을 털어놓았다.
"'N포 세대' 또는 '갓생'으로 자신을 계속해서 몰아붙이는 말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타인과의 비교로 조급함과 중압감을 느끼고 있어요. 어려운 현실 속에 젊은이들을 어떻게 위로할지 신앙인으로서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교구 청년연합회장 이상옥씨는 교회 내 젊은이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회 지원은 줄고 희생은 강요되는 상황에서, 청년들도 이제는 봉사활동에서 희생하려는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다가 냉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새로운 공동체 행사, 좋은 리더의 존재로 청년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찾게 해줘야 합니다."
행사를 마친 정 대주교는 청년들에게 "청년들 삶의 이야기, 기쁨과 힘듦을 함께 듣는 굉장히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청년들이 교회 주인공이자 사회 주인공이고 이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임을 느끼도록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세계청년대회(WYD), 청년들과 교류하다
이 대회는 1984~8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세계 젊은이들을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초대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젊은이들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985년 '세계 젊은이의 날'을 선포했다.
다음해인 1986년 3월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차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후 현재 국가, 인종, 언어, 종교를 넘어 전 세계 젊은이들의 순례와 친교를 위한 국제대회로 자리잡았다.
본 대회 주요행사는 개막미사, 주교들의 교리교육, 고해성사, 십자가의 길, 밤샘기도, 파견미사, 문화행사로 이뤄진다. 특히 교황이 주례하는 파견미사의 강론은 현대 청년들에게 건네는 격려와 조언을 담고있다.
지난해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7년 개최지를 한국 서울로 선포하면서 서울 대회는 지난 1995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 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게 됐다. 대회 기간 해외 참가자 20~30만명을 포함해 70~100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2월 서울WYD 조직위를 신설하고 공식적인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조직위 산하 사목사무국은 사제, 수도자, 청년들로 구성된 '기초연구팀'을 발족하고, 대회 준비와 기획부터 청년들이 주체가 되도록 참여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WYD조직위는 오는 28일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발대식'을 열고 대회 준비의 시작을 공식 선포한다.
서울 WYD 조직위원 나연수 신부는 "이번 토크콘서트 행사는 '캠핑'이란 콘셉트 아래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해 많은 젊은이가 자기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며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앞으로도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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