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호크 백년 쓸 새 엔진 탑재…韓, 노후 블랙호크 대체 헬기 찾기[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GE 개발 T901 엔진… 이전보다 출력·연료 효율 향상
韓, ‘블랙호크’ 대체할 헬기 찾기…군, 2030년대 도입 추진
美, 속도·작전반경 향상 틸트로터형 V-280 교체도 추진
우리 육군이 헬기 전력의 중추이지만 노후화한 UH-60 블랙호크( Black Hawk )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헬기 모색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하지만 블랙호크를 제작한 미국은 블랙호크를 대체할 신형 헬기 개발 작업과 더불어 기존의 블랙호크에 새 엔진을 탑재해 100년까지 사용할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을 병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월 록히드마틴의 자회사인 시코르스키는 5000번째 블랙호크 헬리콥터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블랙호크 최대 운용국으로 약 2000대를 보유한 미 육군은 노후 블랙호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랙호크 현대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블랙호크는 수십년 간 다양한 모델의 파생형으로 발전해 지금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병력 수송, 공중 전투, 의무 후송, 공중 소방 차량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러 시스템 및 엔진 업그레이드가 현재 사용 중인 약 1200대의 헬리콥터에 적용해 블랙 호크를 2070년까지 운용할 계획이다.
블랙호크 성능개량이 완료되면 블랙호크는 제작 후 100년이 지나도 운용되는 두 번째 항공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번째는 보잉 B-52 스트라토포트리스(Stratofortress)로 폭넓은 성능개량 작업을 통해 2050년대에 100주년을 맞이할 예정이다.
블랙호크 성능개량의 핵심은 새 엔진 장착이다. 블랙호크는 현재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제작한 T700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용도에 따라 1768마력에서 1915마력까지 출력이 다양하다. 하지만 미 육군이 더 강력한 출력과 연비 개선을 요구함에 따라 새 엔진이 개발됐다. 블랙호크에 장착될 새 엔진은 대형공격헬기인 AH-64 아파치 개량형에도 사용될 T901-GE-900 엔진. 제너럴 일렉트릭이 2019년에 개발한 이 엔진은 현재까지 약 1500시간의 전면 지상 시험과 5000시간의 엔진 인증 시험을 거쳤다.
이는 기존 엔진 대비 약 50% 더 강력한 출력(약 3000마력)을 제공하면서도 연비는 25% 향상돼 블랙호크에 장착되면 항속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최근 시코르스키는 블랙호크 현대화 프로그램 관련 두 대의 T901 엔진이 중형 다목적 수송헬기 UH-60M에 장착, 곧 지상 시험과 비행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UH-60M은 최대 1만660㎏을 탑재할 수 있으며 기관총, 로켓, 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무장도 갖추고 있다.GE가 개발한 T901 엔진 2기가 최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시코르스키 사업장에 도착했다.T901은 UH-60M의 기존 엔진인 T700에 비해 출력(스피드를 내는 능력), 연료 효율, 부품 간소화를 통한 유지·보수 편의성 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 육군과 시코르스키는 T901 2기를 UH-60M 1대에 설치해 성능을 시험할 예정이다.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미 육군 주력 헬기로서 UH-60M 수명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T901 엔진은 이미 신형 B-21 레이더(Raider) 스텔스 핵폭격기 시제기에 장착돼 비행한 경험이 있어 성능이 검증된 상태로, 블랙호크 체계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호크 엔진 탑재를 통한 성능개량 작업이 언제 완료될지는 불분명하지만 블랙호크와 아파치는 2028년 전에 T901 엔진을 탑재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 호크는 1974년 처음 비행을 시작한 군용 헬리콥터로, 쌍발 엔진과 네 개의 로터 블레이드를 갖추고 있다. 1979년 미 육군에 도입된 후 미 육군의 주요 전술 공중 공격 및 다목적 항공기로 자리잡았다.
한국군도 모두 130여대를 도입한 UH-60 블랙호크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헬기 모색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현행 기종 대비 속도와 작전반경 등 성능이 대폭 향상된 기종을 도입한다는 계획으로, 블랙호크와는 형상부터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우리 군은 1994년부터 1999년 사이에 UH-60P 블랙호크를 인수받았으나 구형에 속한다.10년 전 미 육군의 UH-60M 신형 사양으로 성능개량을 추진하다가 흐지부지돼 버렸다.
5일 군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가 필요하다는 육군의 ‘소요 결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는 선행연구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30년대 후반부터 야전에서 운용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신형 헬기는 현재 육군 항공사령부가 110여 대를 운용 중인 UH-60 계열 블랙호크 헬기를 대체하게 된다.블랙호크는 소말리아 내전 실화를 다룬 영화 ‘블랙호크 다운’ 등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해 일반에 잘 알려진 헬기다.
1974년 첫 생산 이래 50년 동안 미군과 한국군 등이 대량 운용하고 다양한 파생형이 등장하면서 중형기동헬기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형 헬기를 처음부터 체계 개발 형태로 완전히 새로 만들지, 국내외 업체의 기종을 획득 구매 형태로 도입할지는 미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기가 맞물린 미군의 신형 헬기 프로젝트에서 나온 결과물이 군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미 육군 또한 블랙호크를 대체하기 위한 ‘미래 장거리 강습 항공기’(FLRAA) 프로젝트를 통해 항속 거리와 속도를 키운 기동헬기 도입을 진행 중이다.
대형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벨 사가 공동 개발한 V-280 ‘밸러’가 이 사업 기종으로 선정됐다. 2030년대 납품 개시가 예상된다.
V-280은 틸트 로터가 특징이다. 통상적인 헬기가 동체 위의 대형 주 로터와 꼬리 수직 로터를 장착한 형태라면 V-280은 양 날개 끝에 각각 대형 로터가 달려 미 해병대 등이 운용 중인 V-22 ‘오스프리’와 유사한 모습이다.
틸트 로터는 로터 회전축을 이착륙 시에는 수직, 비행 중에는 수평으로 바꿔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모두 가능하다.
V-280은 최고 속력 시속 565㎞를 기록해 시속 300㎞ 안팎의 블랙호크보다 월등히 빠르다. 미군의 주력 기동헬기 속도가 이렇게 빨라진다면 연합 작전 수행 능력을 고려할 때 한국군 장비 성능도 개선할 필요가 커지고, 이에 따라 틸트로터를 비롯한 새로운 형상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약 블랙호크를 대체하는 고성능 헬기를 국내 개발하기로 결정한다면 기존 수리온(KUH-1)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뛰어넘어 K-방산 수출의 영역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우리 군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신형 기동헬기 개발을 위해 해외업체를 물색해왔으나 미국업체들은 정부의 통제가 심해 협력이 여의치 않아 유럽 에어버스 등과의 기술협력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사 선진국의 기동헬기 발전 추세를 고려할 때 속도 및 작전반경과 같은 기본 성능뿐 아니라 작전 수행 능력 제고와 다영역 작전이 가능한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가 필요하다”며 “현재보다 성능이 현저히 향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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