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母 “원수 갚고 따라갈게” 울분
20년 전 발생한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친모가 그간의 고통스러운 심경을 육성 편지로 전했다.
3일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에는 ‘저희가 돕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피해자들의 친모 장모 씨의 음성이 담겼다.
장씨는 “우리 큰 딸 보물 1호, 작은딸 보물 2호. 내 옆에는 없지만 죽은 자식도 자식이고 항상 사랑하고 옆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은딸이 엄마는 강하니깐 원수 갚고 오라고 했다. 꼭 원수 갚고 갈 테니 그때까지 잘 지내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 보물들 맨날 보고 싶다. 밤이 되면 미친 듯한 느낌 받을 데 있다. 갑자기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며 “이 가슴은 365일 따갑고 아파서 아프다. 저리고 따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들은 (제가 이제까지) 혼자 싸웠다고 하는 데 아니다. 혼자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응원해줬기 때문에 이 날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해당 채널 운영자는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예고한 바 있다. 운영자는 “단역배우 자매 사건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영상으로 다루는 것을 허락받았다”며 장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2004년 대학원생 A씨가 친동생 B씨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드라마 보조출연 관계자 12명에게서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한 사건이다. A씨는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A씨는 피해자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해자들에게 지속해서 협박받았다.
결국 A씨는 2006년 고소를 취하했고, 피의자들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A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니에게 단역배우 일자리를 소개한 동생 B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딸을 한꺼번에 잃은 A씨의 아버지도 2개월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홀로 남은 A씨의 어머니 장씨는 2014년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3년)가 지났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가해자들은 오히려 장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장씨는 2017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씨는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가해자들의 신상과 근황을 공개해 왔다. 지난 3월 올린 영상에서 장씨는 “현재까지 가해자들에게 고소당한 게 30건쯤 된다. 일부 가해자는 아예 일손을 놓고 저를 계속 고소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는 가해자들이 피해자들한테 돈을 뜯어 가는 해괴한 법이 있다”고 했다. 이어 “꼭 승리하고 복수하겠다. 악마들의 만행을 공유해 달라”며 “우리 딸들의 유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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