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과학 더 가까워지는 길…시민과학 참여해보니

조승한 2024. 7.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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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과학원의 '시민과 함께 과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모두의 은하 연구소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튜토리얼(사전 연습)을 시작하니 은하의 사진과 함께 은하 특징을 묻는 문장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토론회에서 "일정 이상 은하를 분류한 이들은 공동 저자로 참여시키는 건 어떨까 한다"고 제안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본인의 역할과 공헌이 과학적 연구와 이어지고 전체 연구의 일부를 했지만, 들인 수고가 나중에 어떤 과학적 성과로 이어졌음을 중간에 계속 논문 교정 과정에서 체험할 기회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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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 과학 '모두의 은하 연구소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빛의 분포에 경계가 없이 부드럽게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퍼진 모습인가요?" "나선팔이 보이나요?"

고등과학원의 '시민과 함께 과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모두의 은하 연구소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튜토리얼(사전 연습)을 시작하니 은하의 사진과 함께 은하 특징을 묻는 문장이 이어졌다.

처음 답할 때는 9개 질문 중 4개만 맞춰 '반타작'도 못했지만, 다양한 은하를 보며 점차 감을 익히니 정답률도 점점 오르고 속도도 붙는 느낌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대중의 힘을 빌리는 '시민과학' 방식으로 80만 개가 넘는 은하의 형태를 분류하고, 이를 통해 가까운 우주의 정교한 지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들 은하가 타원형인지, 원반형인지, 불규칙 모양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컴퓨터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복잡한 문제지만, '사람의 눈'은 이를 정확히 짚어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는 지난 2월 시작했으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달 5일까지 404명이 참여해 총 5만4천342개의 은하를 분류했다.

시민들의 답변은 교차 검증과 분류 등을 거쳐 실제 과학에 쓰일 데이터로 가공된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가 지난달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림원탁토론회에서 공개한 은하 분류 현황에 따르면 1만7천278개 은하가 분류를 마쳤으며 이중 81%는 2번 이상 분류됐다. 분류 은하 중 39.1%는 타원은하, 50.8%는 원반은하, 0.2%는 불규칙은하로 분류됐다.

시민과학은 시민들이 과학 활동에 참여하며 지식을 늘리는 데 기여하는 효과도 있지만, 시민들이 연구개발(R&D)의 과정을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체감하는 효과도 있다.

박 교수는 토론회에서 "일정 이상 은하를 분류한 이들은 공동 저자로 참여시키는 건 어떨까 한다"고 제안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본인의 역할과 공헌이 과학적 연구와 이어지고 전체 연구의 일부를 했지만, 들인 수고가 나중에 어떤 과학적 성과로 이어졌음을 중간에 계속 논문 교정 과정에서 체험할 기회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시민과학은 과학의 주요 도구로 활용되는 추세다.

영국의 시민 참여 연구 플랫폼 '주니버스'는 2009년 개설 이후 암 샘플 분류, 은하 분석, 생태계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국 암연구소와 함께 유방암 종양 샘플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200만 건 이상 참여를 끌어내며 시민들의 암세포 발견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시민이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국민공감·국민 참여 R&D 선도사업' 정도만 시민과학과 비슷한 범주에 들어가고, 이마저도 올해 종료되며 새로운 사업이 없는 상황이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는 토론회에서 "문제해결을 꼭 해야하는 R&D 보다 시민과학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다시 범주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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