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물고기가 물속에서 소리의 방향을 아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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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는 몸길이 약 12mm 크기의 물고기인 '다니오넬라 세레브럼(Danionella Cerebrum)'의 모습이 실렸다.
연구팀은 온몸이 투명한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을 이용해 물고기가 물속에서 어떻게 소리의 방향을 알아차리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의 청각 기관 모습은 전 세계 담수어의 약 3분의 2의 모습과 닮았다"면서 많은 물고기가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처럼 소리의 방향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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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는 몸길이 약 12mm 크기의 물고기인 ‘다니오넬라 세레브럼(Danionella Cerebrum)’의 모습이 실렸다. 평범한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의 사진이 아니다. 물속에서 생긴 물 입자의 진동이 어떻게 물고기 내부에서 전달되는지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돼 있다.
벤자민 주드케비츠 독일 베를린 샤리테의대병원 아인슈타인신경과학연구센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물고기가 물속에서 어떻게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 알아차리는지를 연구하고 4일 네이처에 실었다.
소리는 어떤 물질이 진동하고 그 진동이 다른 물질을 타고 퍼져 나가는 현상이다.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인 '매질'이 있어야 전달된다. 진동을 전달하는 대표적인 매질은 육상에서는 공기, 물속에서는 물이다. 사람이 지상에서 ‘소리를 듣는 것’은 이 진동이 고막을 자극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파동은 소리의 압력인 '음압'의 변화를 통해 고막을 울린다.
물속에서 사람은 소리가 어디서 오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과 교수는 "사람은 소리가 한쪽 귀에 도달하는 시간과 다른쪽 귀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이를 분석해 소리의 방향을 알아차린다"면서 "물속에서 소리는 육지보다 약 5배 빨리 이동하기 때문에 소리가 도착하는 시간의 미세한 차이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이를 해낸다.
연구팀은 온몸이 투명한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을 이용해 물고기가 물속에서 어떻게 소리의 방향을 알아차리는지를 연구했다. 물속에 스피커를 넣고 소음을 발생시킨 뒤 레이저 현미경으로 물고기의 몸속을 촬영해 물 입자의 움직임이 색깔로 표현된 사진을 얻었다.
이 사진을 분석하고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해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이 소리의 방향을 감지하기 위해 음압과 물 입자의 움직임을 비교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진에서 물 입자는 스피커가 소리를 보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때 물고기 머리뼈의 귓속 좌우에 들어 있는 감각모가 물 입자의 움직임을 느끼고 대략 어느 쪽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물고기의 '부레'가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줬다. 물고기 몸속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는 귀와 연결돼 있다. 연구팀은 물고기 몸속 사진을 통해 음압이 부레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내이의 감각모를 자극시켜 보다 구체적으로 어느 쪽에서 소리가 들려오는지 물고기는 알아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의 청각 기관 모습은 전 세계 담수어의 약 3분의 2의 모습과 닮았다"면서 많은 물고기가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처럼 소리의 방향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물속에서 소리가 날 때 어떤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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