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땅, 아내 명의로 넘기고 횡령까지… 70대 총무 실형

범행 가담 종중 회장은 집유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서류를 위조해 종중의 땅을 판매하고 종중 재산을 횡령한 종중 총무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해당 범행에 동조한 종중 회장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정재익)은 업무상배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B(83)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함께 공모해 2020년 4월부터 5월까지 문서를 위조해 종중 땅을 떨이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A씨의 경우는 자신의 처 명의로 해당 종중 땅을 싸게 매입했고, 이 과정에서 종중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의 범행 과정은 이렇다.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해당 종중의 총무로 취임해 종중 재산을 관리하고 금전출납을 담당했으며, B씨는 같은 해 회장직에 취임했다.

그러던 중 해당 종중이 관리하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종증 땅이 지난 2013년부터 전주혁신도시 건설과 탄소밸리 입주, 민간 아파트 건립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됐고, 2019년에는 육상경기장 및 야구장 건립 계획이 발표되면서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지목됐다.

그러자 A씨와 B씨는 A씨 처의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종중 땅을 자신의 처 명의로 이전하기 위해 종원 100여명의 동의를 8명으로 축소 기재한 규약과 함께 해당 토지를 1억5000만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종중경의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해당 서류에 다른 종원 명의를 대신 날인했다. 이렇게 위조 된 서류는 종중 땅이 판매된 것처럼 제출됐다. 당시 이과정에서 종중총회는 열리지도 않았고 감정평가액 4억3600여만원의 토지는 1억5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A씨는 해당 종중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돈이 부족하자 종중 자금 3000여만원을 현금으로 출금해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종중 감사에게 적발됐다. 종중 감사는 해명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관행대로 처리했다"고 무마를 시도했으며 "종중원 사이에 갈등을 유발한다" "이들세력이 종중의 재산을 좌지우리 하려 한다"고 음해를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토지매각 경위, 매각 대금의 출처, 매각대금 산정 이유 등에 관해 허위 진술과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관행 내지 피해자 종중의 사후 추인이 있었다고 증거를 조작하려는 시도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검찰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토지를 다시 종중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피해를 회복한 점, 횡령한 돈 역시 다시 종중에 반환해 금전적 피해가 회복된 점 등으로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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