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다이어트’에 진심인 이유…‘높은 비만율’ 건강관리 빨간불[주말N]
튼튼제주 건강 3·6·9 프로젝트 실시
올해 2800여명·지난해 2773명 참여
‘만 19세 이상 성인 중 체질량지수(BMI)가 23 이상 이거나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5㎝ 이상인 이들이 6개월 동안 3㎏를 감량하거나 허리둘레 3㎝를 줄여 9개월 동안 유지하기.’ 제주도가 도민의 체중 감량을 유도하기 위해 10년째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행정이 적극적으로 도민의 다이어트에 개입하는 것은 제주지역 내 높은 비만율과 낮은 걷기 실천율로 건강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6개 보건소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튼튼제주 건강 3·6·9 프로젝트’ 참가자를 마감한 결과 도민 2809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2773명이 참여해 660명이 체중 감량 또는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3·6·9 프로젝트는 3㎏(또는3㎝)을 6개월간 빼고 9개월간 유지하는 것으로, 행정 차원에서 다이어트의 동기를 부여하고 유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참가를 원하는 도민은 거주 지역 보건소를 방문해 등록한 후 체성분 분석기인 인바디로 몸무게와 체성분을 측정하고 상담한 후 체중감량에 돌입하게 된다. 참가자는 3개월 후 보건소에서 중간 측정을 하고, 6개월차에 최종 측정을 한다. 성공하면 지역화폐 3만원 또는 상품을 선물로 받는다. 매년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주민의 입장에서는 살도 빼고 선물도 받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보건소별로 체중 감량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농어촌 지역인 서귀포시동부보건소에서는 올해 50~60대를 중심으로 433명이 프로젝트 참가를 신청했다. 보건소는 이들을 위해 5월부터 7월까지 요가와 줌바댄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월 1회 체중 관리에 도움되는 음식을 만들어보는 영양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달에는 지중해식 샐러드 만들기를 했다.
서귀포시동부보건소 관계자는 “농어촌 특성상 20대는 2~3명 정도로 매우 적고 중년층의 관심이 높다”면서 “지난해 살빼기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BMI가 23을 넘는 분들이 다시 신청하는 분, 입소문을 듣고 신청하는 분 등 참여 동기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서부보건소도 월별로 영양식단 체험과 크로스핏, 라인댄스, 필라테스, 바른자세 척추운동, 걷기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건강조사 결과 제주 비만율 전국1위
걷기 실천율은 최하위로 낮아
제주시보건소는 인구 밀집 지역인 도심에 위치한 만큼 참가자가 매년 1000명을 넘어선다. 제주시보건소 관계자는 “참여자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우리 보건소만큼은 유일하게 허리둘레 3㎝ 감소가 아닌 3㏌ 감소로 성공 조건을 올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도민의 비만 관리에 직접 나선 배경은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매년 제주지역 비만율(체질량 지수가 25이상)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비만율이 36.1%로, 전국 평균 33.2%를 웃돌며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걷기실천율은 41.0%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중증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 건강생활 실천율 역시 23.7%, 29.2%로 전국 평균(25.2%·35.2%)에 비해 낮다.
제주도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이같은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전국 유일할 것”이라면서 “제주지역 비만율은 매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도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2014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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