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달군 '김건희 목격담'…여의도식 정치 말 나온 이유 [정치 인사이드]
시민 카메라 찍혀 온라인서 뜨거운 관심
단독 행보 시동 건 김 여사의 '목격담 정치'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최근 발생한 '시청역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모습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교통사고 난 현장에 쪼그려 앉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영부인 목격담'은 대중에게 낯선 장면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단독 행보에 시동을 건 김 여사가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목격담 정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3일 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주변 국화꽃이 쌓인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하얀 꽃을 직접 손에 들고 와 바닥에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시민들이 써놓은 글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이다. 검은 옷을 입은 김 여사 주변에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도 담겼다.
김 여사의 이 일정은 대통령실에서 사전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대부분 김 여사의 해당 일정을 알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여사의 모습은 대다수 언론에서 보도됐으며, 동시에 네티즌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 여사의 지지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건승코리아'(옛 건사랑)에서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안주인", "여사님 정말 감동 주신다", "너무 마르셨다. 힘내시라",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우리 영부인 김 여사님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등 호응이 잇따랐다.
반면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이용하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원색적인 비난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이 정부의 '국면 전환용'이라는 취지의 음모론도 포착됐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김 여사의 추모 사진에 "이번 사고 미스터리다. (국면전환을 위해) 일부러 일으킨 사고는 아닐까?"라는 음모 의혹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제가 생각한 거랑 비슷하다"는 답글이 이어졌다.
이처럼 김 여사가 오랜만에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김 여사가 서울 한복판 길거리에 쪼그려 앉은 모습이 일부 대중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나 파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여의도식 정치인 '목격담 정치'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 여사는 최근 단독 공개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잠행을 이어오던 김 여사는 지난 5월 19일 불교 행사에 윤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 일정을 재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에 단독으로 참석했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시청역 추모 현장을 홀로 찾은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영부인으로서 국민적 슬픔을 함께하고, 또 이를 자연스럽게 시민들에게 목격되는 방식을 선택한 게 아닌가"라며 "최근 김 여사가 자신의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목격담 정치는 정치인들이 무대에 복귀하기 전 여론을 살피려는 '간 보기 정치'"라고 김 여사가 공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목격담 정치라는 말이 최근 정치권에서 잘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올해 총선 참패 이후 두 달여간 잠행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잠행 당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나 길거리를 편안한 차림으로 걷는 모습이 지지자들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이를 두고 당시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출마 전 여론을 살피려는 목격담 정치"라는 해석이 파다했고, 곧 한 전 위원장은 세간의 전망대로 출마를 선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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