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추행’ 농협 조합장 제명…2심 “부당”→대법 “정당”
[앵커]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전 조합장을 '조합의 신용 실추' 사유로 제명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장의 명예 실추는 그 자체로 조합의 신용을 잃게 하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0년부터 10년 동안 지역 농협 조합장으로 근무하던 박 모 씨.
직원인 20대 여성을 여섯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해당 농협은 이듬해 1월 총회를 소집해 박 씨를 조합원에서 제명했습니다.
'조합에 손실을 끼치거나 신용을 잃게 할 경우 제명할 수 있다'는 정관 조항이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부당한 제명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선 박 씨가 패소했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심 재판부는 "강제추행은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비위행위일 뿐, 경제적 신용을 잃게 하지 않았다"며 박 씨에 대한 제명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른 지역 농협도 성추행 의혹 조합장에 대한 해임과 제명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상황.
[김명회/지역 농협 이사/2021년 : "조합장이 조합을 운영할 수 없는 흠결이 있을 때 조합장을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결론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대표자에 대한 윤리적 평가는 단체의 사회적 평가와 직결되고, 조합장의 성추행은 조합의 신용을 잃게 하는 행위로 제명 사유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의 신용을 잃게 한 경우'를 제명사유로 정하였을 뿐 이를 '경제적 신용'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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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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