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황푸군관학교의 한인-학생·교관편 외
2024. 7. 6. 06:01
황푸군관학교의 한인-학생·교관편(강정애, 소명출판, 3만5000원)=열강의 침략과 내부 분열, 군벌의 난립 등으로 혼란하던 중국은 제1차 국공합작을 성사시켜 내외부의 적을 함께 처리하려 했다. 그 일환으로 세워진 것이 바로 광저우의 황푸군관학교였다. 비록 개교 5년이 못 돼 폐교됐지만 동아시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황푸군관학교 출신 한인 입교생과 교관의 현황과 행적을 정리했다.
한국문명의 최전선(김시덕, 열린책들, 2만7000원)=2018년 도시 답사기 ‘서울 선언’을 펴내며 ‘도시 문헌학’이라는 독창적인 분야를 개척한 뒤 ‘갈등 도시’ ‘대서울의 길’을 연달아 펴낸 도시 문헌학자인 저자의 새로운 도시 답사기. 이번 책에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산업 형태와 교통망이 바뀌며 시민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경기와 충청 서해안의 땅과 길을 살폈다.
한국 불교사: 조선·근대(불교사학회 엮음, 한울엠플러스, 4만2000원)=조선시대와 근대에 걸쳐 불교계의 동향, 사상과 문화, 제도 등 불교 역사를 개괄적으로 소개한 책. 책은 조선 개국과 동시에 사회 전체가 유교 색채로 바뀐 것이 아니었고 본격적인 유교 사회에 접어든 17세기 이후에도 왕실과 민간 차원에서 불교 신앙은 단절 없이 이어졌다고 본다. 아울러 연산군 때 제한적으로 시작됐다가 정조 시절 전면 실시된 승려의 도성 출입 금지를 불교 억압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하기도.
신뢰의 과학(피터 H. 킴, 강유리 옮김, 심심, 2만2000원)=조직행동학자인 저자가 신뢰를 쌓고 유지하며 회복하는 방법 등 신뢰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 사이의 신뢰 위반, 빌 클린턴의 불륜 스캔들, 나치의 전쟁범죄 판결과 르완다 집단학살 등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다양한 신뢰 위반 사건을 다루면서 신뢰의 작동 방식과 신뢰 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소개한다.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김경수, 필로소픽, 1만9000원)=영상미학의 관점에서 본 대한민국 인터넷 밈 비평서. 영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밈의 스타일과 계보를 추적하며 자신이 속해 있던 한국 인터넷 사회를 조망한다. 인터넷 밈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벤야민, 지제크 등을 다루면서 매체철학과 시각문화 전반을 훑는다.
우리가 본 것(하나 베르부츠, 유수아 옮김, 북하우스, 1만5000원)=거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의 하청회사에 소속된 주인공 케일리는 유해 게시물로 신고된 게시물을 검토해 삭제하는 일을 한다. 하루에 500개의 영상 클립을 확인하고 평가하느라 화장실 갈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소설은 네덜란드에서만 65만부 이상이 팔리고 14개국에 번역 소개된 작품으로, 콘텐츠 감수자들의 세계를 생생히 그렸다는 평. 2021년 작.
금빛 종소리(김하나, 민음사, 1만7000원)=카피라이터 출신으로 ‘힘빼기의 기술’,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공저) 등을 쓴 작가의 고전 읽기 안내서. 저자는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카프카의 ‘변신·시골의사’ 등을 중심으로 고전 산책의 안내자가 돼 “자유롭고 쾌락적으로” 독자와 함께 고전의 골목들을 걷는다.
레드 엠마 1, 2(엠마 골드만, 임유진 옮김, 각 3만9000원)=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을 뜨겁게 달군 아나키스트 활동가이자 1세대 페미니즘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엠마 골드만의 삶과 투쟁을 담은 자서전. 골드만은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 많은 이들을 노동운동과 아나키즘의 대의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잡지 ‘어머니 대지’를 창간해 당대의 세계적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페미니즘과 아나키즘의 최신이론을 소개하며 아나키즘의 발전에도 기여한 인물.
세렌디피티(오스카 파리네티, 최경남 옮김, 레몬한스푼, 1만9500원)=이탈리아 식료품 체인점 ‘이탈리(Eataly)’의 창업자이며 작가인 저자가 코카콜라, 커피, 요구르트, 고추, 기네스 맥주, 두부 등 현대인이 즐기는 식품이 발견·개발되거나 널리 확산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카콜라는 두통과 피로를 치료하는 탁월한 시럽, 즉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가 이를 변용하면서 대중화됐다고. ‘세렌디피티’의 뜻은 ‘뜻하지 않게 발견한 매우 가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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