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깔리는 줄”…용인 조기축구 뜨자 2000명 ‘우르르’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지난달 서울 광진구 아차산 풋살장에 이어 5일 용인 수지체육공원에 깜짝 등장했다. 이에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000여명의 구름 인파가 몰렸고, 현장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손흥민은 골키퍼 김승규와 함께 이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수지체육공원에서 일반인들로 구성된 축구팀과 경기를 펼쳤다. 지난달 27일 아차산 풋살장에서 FC매드독의 임시 멤버로 출전했을 때와 동일한 복장이었다. 김승규는 한국 국가대표 옷을 입고 있었다.
손흥민이 공원에서 몸을 풀며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고, 순식간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온라인상에는 공원 풋살장을 시민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항공 사진이 올라왔다. 부모들은 손흥민을 보여주기 위해 자녀를 목말 태우기도 했다.
맘카페에는 “동네 사람들 다 모인 거 같다” “작은 아이가 손흥민 보겠다고 밥 먹다 뛰쳐나갔다” 등의 후기가 이어졌다. 인스타그램에도 손흥민의 영상과 함께 “손흥민의 프리시즌 경기를 집 앞에서 보다니” “우리 동네에 손흥민 온 거 실화인가” 같은 글이 올라왔다.
손흥민이 공을 드리블하거나 페널티킥을 성공시킬 땐 ‘와’하는 함성이 울렸다.
다만 일부 팬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고 경기를 방해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현장을 방문했던 A씨는 조선닷컴에 “경기 시작 전 한산했는데 점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여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경기는 25분씩 4쿼터로 진행됐다”며 “경기장 안으로 밀리는 인파가 있어서 통제가 필요해보였다. 마지막 쿼터쯤 경찰이 등장해서 관계자랑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축구 도중 아이들 수십 명이 우르르 난입해 경기가 중단됐다. 부모들은 말리지도 않았다. 수백명이 잔디밭으로 달려갔다”며 “야시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한 지역 주민도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애들이 ‘하나 둘 셋 하면 돌진하는 거다’라며 경기장에 난입해서 손흥민에게 달려갔다”며 “다 달려가니까 어른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경기장에 들어갔다. 그래서 후반전 구경도 못하고 종료됐다”고 적었다.
위험한 장면도 곳곳에서 나왔다. 몇몇 팬들은 손흥민을 보기 위해 펜스를 타고 올라갔다. 손흥민과 김승규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몰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손흥민을 가까이 보기 위해 주변으로 몰렸고 서로 밀치거나 큰 소리로 욕설을 했다. 경찰은 “밀지 마시라”며 여러 번 소리쳤다. “다쳐요” “이러다 사고 나”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나왔고, 인파 사이에서 낀 듯한 시민의 비명도 들렸다.
맘카페에도 “다들 손흥민을 둘러싸고 갑자기 난장판이 돼서 저는 집으로 피신했다”며 “경찰이 손흥민을 데리고 빠져나가려는데 (사람들이) 질서 없이 밀착하고 모여서 손흥민 깔리는 줄 알고 정말 식겁했다. 고층에서 상황 지켜보는데 정말 무서웠다”는 글이 올라왔다.
결국 이날 오후 9시 20분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신고가 112에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다.
수지지구대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된 걸로 안다. 아이들도 많아서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관내에서 경찰 20여명을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약 2000명 정도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오후 10시 7분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으로 출동했다”며 “인파로 인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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