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몰수 뒤 망명"…한일월드컵 4강 주역, 美서 택시 운전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 신화를 이끈 튀르키예의 전설적인 공격수 하칸 쉬쿠르가 미국으로 망명해 택시 기사를 하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져 화제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지난 1일(현지시각) '유럽의 축구 스타, 죽음과 추방 위협 끝에 미국으로 망명해 우버 운전기사로 전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인 쉬쿠르가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쉬쿠르는 인터 밀란, 갈라타사라이, 블랙번 등 유럽 유명 축구 클럽에서 활약한 축구선수였다.

그는 튀르키예 대표팀 A매치에도 112경기에 나서 51골을 기록했다. 이는 튀르키예 역대 A매치 2위, 득점 1위 기록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당시 튀르키예의 4강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한국과의 3~4위전에서 대회 역사상 최단 시간 선제골을 넣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튀르키예는 최종 3위를 기록했다.

2008년 은퇴한 쉬쿠르는 정계에 진출해 2011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여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 국회의원이 됐다.

그러나 그는 2013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이후 그가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되는 에르도안의 정적,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과 손을 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쉬쿠르는 반정부 인사로 분류돼 정부에 모든 재산을 압류당하고 2015년 가족들과 미국으로 망명해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쉬쿠르 가족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데일리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은 나에게 자유에 대한 권리, 말할 권리, 일할 권리 등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며 "그들은 내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지적하지 못하고 단지 내게 '반역자' '테러리스트'라고만 말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우버 운전을 하며 책을 팔고 있다"며 "나는 잘못된 정치의 적이자 많은 범죄를 저질러 두려워하는 정치인들의 적일뿐"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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