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다 겨우 올린 가스요금…서민경제 미칠 영향은?
'물가' 부담에 인상 시기도 늦추고, 인상폭 '최소화'했지만
"겨울철 부담 예상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정보제공 필요"
"취약계층 지원 더 확대해야"
다음달 1일부터 주택용 도시가스요금 인상안이 적용되면서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국가스공사는 8월1일부터 적용되는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을 MJ(메가줄)당 1.41원(6.8%) 인상한다고 5일 밝혔다. 일반용 도매요금은 1.30원 오른다. 인상폭은 6.8%로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요금(주택용)은 약 3,770원(부가세 포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시기도 미루고, 인상폭 '최소화'
이번 요금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지만,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놓고 정부가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인상 필요성은 다 인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원가도 안 나오는 수준의 요금이기 때문에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가스공사 등은 가스요금 인상 시기로 7, 8월이 최적기라는데 인식을 같이 해왔다. 7월에는 가스 사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요금 인상에 대한 저항이 낮기 때문이다.
앞서 전기요금이 동결된 점도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전의 적자 규모가 크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숨통을 트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 해결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한 반면 가스요금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요금 인상을 억눌러왔다. 그 결과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하는 상황이 수년 째 이어져 왔고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5천억원에 이르렀다.
가스공사는 현재 차입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데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만 하루 47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 상태가 심각하다.
이번 인상안을 놓고 학계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미수금 규모가 더 늘어나지 않는 수준의 최소한의 요금 인상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미래세대에 전가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에너지 절약 차원이나 아니면 국제 에너지 가격에 비해서는 너무 적은 인상폭"이라면서 "현재 요금 인상보다는 2배는 올려야 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인상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서 제대로 현실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장기적인 요금 인상에 대한 계획을 좀 더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결국은 미래 세대, 다음 정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 나서야 한다"며 "공기업 경영평가를 할 때 기업의 재무상태를 반영하는 것도 요금 인상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2년전 '난방비' 폭탄의 악몽…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늘려야
문제는 에너지가격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22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그 해 가스요금이 40%가량 인상되면서 '난방비 폭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장 가스요금 인상을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이 다가오면 요금 인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CBS와의 통화에서 "일반용(영업용)에 속하는 음식점업, 숙박업 등의 가스비도 6.3% 올라 외식업주들의 제반비용 부담이 올라간다면, 가뜩이나 높은 외식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의 일상 생활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것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또 "가스공사는 겨울철에 소비자에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에 대해 미리 구체적으로 정보제공을 해 소비자가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인하대 강천구 교수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만, 우리나라 전기 가스요금이 굉장히 저렴하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가격을 올려야한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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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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