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론 한번 더” 바이든 압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론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추가 토론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과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비뚤어진 조 바이든의 무능함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며 “다시 토론하자”고 썼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제한 없이 우리 둘만 무대에 올라 미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론”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민주당 내에서 사퇴 요구에 부딪힌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내내 무기력한 모습과 떨리는 목소리를 보여 지지층 사이에서 고령과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엄청난 압박 속에서 그의 ‘능력’ 또는 부족함을 증명해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시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후보 교체를 예상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공개한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대화하던 중 “(바이든은) 선거를 그만둘 것”이라며 “내가 그를 내쫓았다. 새 상대는 카멀라(해리스 부통령)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대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거센 요구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오후 8시 이후 행사를 줄이고 대신 수면 시간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나 첫 대선 TV토론에서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도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세스 몰튼 하원의원은 보스턴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지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친 1797년, 당시 헌법에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는데도 3연임에 나서지 않은 점을 두고 한 말이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서울=장윤서 기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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