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과반 막자"…프랑스 중도·좌파 200여 곳 후보 단일화
[지구촌 선거 시즌] 프랑스 내일 총선 결선투표
5일(현지시간) 일간지 르몽드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범여권 연합(앙상블)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은 표 결집을 위한 후보 단일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까지 2차 투표 진출 후보자 1300여 명 중 221명 이상이 사퇴했다. 후보 사퇴를 통해 다자 대결을 일대일 대결로 바꿔 반극우 표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후보 단일화로 인해 2차 투표 지역구 중 다자 대결 지역구는 311곳에서 100곳 이하로 줄었고, 양자 대결 지역구는 190곳에서 400곳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577개의 지역구 중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로 당선이 확정된 곳은 76개(13.2%)에 불과했다. 이중 RN이 39개, NFP가 32개, 앙상블이 2개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501곳에서는 2차 투표가 치러진다.
프랑스에서는 이질적인 정치 세력 간의 이 같은 협력을 ‘공화국 전선’이라고 부르는데 20세기 중반에 시작됐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도 좌파 유권자들이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져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을 패배시켰다.
이로 인해 지난 4일 발표된 프랑스 뉴스채널 LCI와 일간지 르피가로의 여론조사 결과 RN의 예상 의석수는 당초 240~270석에서 210~240석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NFP는 170~200석으로 2위, 앙상블은 95~125석으로 3위였다.
이에 대해 RN의 실권자인 마린 르펜 의원과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공화당 전선은 유권자들을 농락하는 행위”라며 “RN이 과반인 289석 이상을 차지하도록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극우파 견제에는 유명 인사들까지 적극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는 “이들(RN)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투표 참여가 중요하다”며 “모두가 나서서 올바른 사람에게 투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의 유명 가수인 아야 나카무라도 가세했다. 그는 “프랑스 내 인종차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비난받아야 할 극단 세력(극우파)에 반대하는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IFOP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 중 68%가 2차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프랑스 총선 2차 투표는 NFP와 앙상블의 후보 단일화 성과와 함께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극우파를 막기 위한 중도와 좌파의 협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극우를 견제하기 위해 자신이 지지하는 당의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게 표를 줄지는 의문이다”고 전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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