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실리콘밸리 넘는 반도체 도시로…전력·용수 문제없어”
[지역의 미래, 단체장에게 듣는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용인시의 세계적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산업단지)의 꿈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이상에 가까웠다. 2019년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결정된 후 국토 균형 발전 및 수도권 규제라는 틀에서 한동안 용인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전부터 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준비하고, 취임 후 신성장전략국과 반도체 1·2과를 만들어 반도체 강화 전략을 짰다. 현재 용인시의 반도체 담당 공무원은 광역단체인 경기도보다 더 많다. 이는 용인시를 반도체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다. 이 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세계적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꿈꾸는 건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게 아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교육·문화·예술이 융성하는 이른바 ‘르네상스’가 그의 목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공될 경우 직·간접 고용 창출은 350만 명에 이른다. 이 시장은 “과거에는 용인 하면 난개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웠지만, 이제는 반도체 도시를 얘기한다”며 “광역시급 도시 팽창에 걸맞게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 용인 르네상스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전력 공급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관계당국 및 인접 지자체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Q : ‘반도체 중심도시’로서 용인은 다른 지역과 어떻게 다른가.
A : “약 622조원이 투자되는 국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앵커 기업이 용인을 중심으로 기흥·화성·평택 캠퍼스(삼성전자), 이천공장(SK하이닉스) 등 기존 생산단지와 인근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아우르는 구조다. 이 중 약 502조원이 용인에 투자된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에 728만㎡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국가산단)를 조성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원삼면에 415만㎡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일반산단)를 만든다.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약 150개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약 50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램리서치의 한국 본사, 도쿄일렉트론의 한국 법인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도 용인으로 모여들고 있다.”
Q : 전력이나 용수 공급은 차질이 없을까.
A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일 57만3000t)와 전력(일 2.83GW) 공급 계획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2026년 말까지 송수관 건설(일 26만5000t 공급)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며, 전력 공급 공사도 75% 이상 진행했다. 규모가 큰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전력(일 10GW) 공급이 관건이다. 액화가스발전(LNG)으로 3GW를 구축하고, 7GW를 장거리 송전선로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 인근 지자체 등과 긴밀한 소통으로 난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이 곳의 용수(일 80만t)는 환경부 등과 함께 다목적댐(팔당댐 등)을 비롯해 다양한 수원 활용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Q : 대규모 반도체 전문인력은 어떻게 양성하나.
A : “경기도 유일의 반도체 관련 마이스터고를 설립(2026년 3월 개교)한다. 명지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대학들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일찌감치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는 지난해 11월 반도체 교육 및 산학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Q : 공약 이행률이 93%라는 평가가 있다.
A :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 후 올해 6월까지 전체 공약 중 99건(47%)을 완료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약 사업은 98건(46%)이다. 공약에 없던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등 난제도 풀어냈다. 용인시 직원과 시민이 힘을 모아준 결과다. 지난 1일에는 취임 2주년을 기념해 공무원 노동조합이 축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2년간 굵직한 성과를 이뤄낸 만큼 남은 2년도 열심히 해달라는 주문이다. 앞으로도 시민과 소통 강화를 통해 시의 발전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Q : 후반기 시정 운용 목표는.
A : “팽창하고 발전하는 도시의 기틀을 닦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5월 말 기준 110만 명 수준인 용인 인구는 반도체 산단과 배후 신도시까지 조성되면 15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도 45호선을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고, 경강선 연장을 내년 국가망철도계획에 반영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겠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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