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만화만도 못한 검사 탄핵소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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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일 발의한 검사 4명 탄핵소추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한 검사는 술자리 이후 추태를 부렸다는 의혹이 탄핵 사유로 적시됐는데, 당사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탄핵 대상 명단에 오른 다른 검사의 경우 민주당은 위법한 압수수색을 문제로 삼았다.
오죽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이 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는 직권남용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위법한 부분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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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에서는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급하게 진행해서 그렇다’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도 시원치 않을 탄핵 절차를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헌법을 경시하는 태도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오죽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이 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는 직권남용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위법한 부분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겠나.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검사 탄핵소추안을 거둬들이길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꼭 20년 전인 2004년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선고에 앞서 그해 4월 30일 열린 마지막 변론에 소추위원 대리인으로 출석한 한병채 변호사는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된다고 여겼는지 노 대통령 측을 맹비난하며 “헌법재판이 ‘망가’가 됐다”고 외쳤다. 망가는 일본어로 ‘만화’를 뜻한다. 윤영철 당시 헌재소장은 분노를 삭이면서도 “한 변호사의 망가 발언은 유감”이라고 일침을 가한 뒤 변론을 종결했다. 거대 야당이 오류투성이인 검사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를 기어코 밀어붙인다면 이 사안은 결국 헌재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재판관들이 속으로 ‘만화만도 못한 국회’라고 여기지는 않을까.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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