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선악 너머의 업적, 영웅일까 빌런일까

이진구 기자 2024. 7. 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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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생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결과와 후대의 평가에 따라 위인이나 영웅 또는 빌런이 되기도 하는데, 공통점은 선악의 개념을 떠나 '오직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점이다.

인물 선정과 서술 방식에 선악의 개념을 반영하지 않았기에 읽다 보면 왜 이런 사람에 대해 썼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공통점은 당대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고,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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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맞선 12인/윌리엄 볼리토 지음·오웅석 옮김/392쪽·2만2000원·서교책방

남들의 생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결과와 후대의 평가에 따라 위인이나 영웅 또는 빌런이 되기도 하는데, 공통점은 선악의 개념을 떠나 ‘오직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점이다. 이 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걸 성취하기 위해 자신은 물론 남의 목숨까지도 고려하지 않는 이도 있다.

이 책은 남아공 태생으로 영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저자가 당대 관습에 저항한 12명의 모험을 담은 것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행보를 보인 인물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그들의 내면을 서술했다.

하지만 보통의 위인전과는 다르다. 인물 선정과 서술 방식에 선악의 개념을 반영하지 않았기에 읽다 보면 왜 이런 사람에 대해 썼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기술한 사람들을 개인과 사회의 역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험가’라고 부른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들은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고 정해진 법을 따르지도 않을뿐더러, 그들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삶의 흥미를 잃고 만다”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인물 중에는 영웅과 악인의 두 모습을 가진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사기꾼이나 난봉꾼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공통점은 당대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고,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철저히 선악의 평가를 배제하고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는지 그 모험의 과정을 추적했다. 책의 부제가 The Story of Adventure(모험 이야기)인 것은 그런 까닭인 것이다.

약 100년 전 나온 책임에도 2016년 일론 머스크가 기자회견 중 이 책을 극찬하면서 아마존닷컴 중고책 시장에서 가격이 1500% 급등한 일화가 있다.

저자가 말한 ‘모험가’가 숱한 기행을 보이며 뭔가를 보여주고 있는 머스크 자신을 잘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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