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이” “돼지코” 벤츠·BMW도 디자인 수모 겪어

이영관 기자 2024. 7. 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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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50년, 현대차의 기적]
판매량, 디자인 따라 ‘출렁’

세계적 명차들도 디자인 때문에 혹평을 받고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하기도 한다. 자동차 판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한번의 디자인 실패가 브랜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최고의 디자이너 영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BMW 4시리즈

BMW는 2021년부터 국내 출시하는 4시리즈에서 기존의 가로형 그릴을 세로형으로 바꿨다. 세로 길이가 기존보다 현저하게 커지며 “돼지코 같다”는 소비자 혹평을 받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헤드램프 디자인이 둥글고 길어지면서 “망둥이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기차 디자인을 내연기관차와 차이를 크게 두며 기존 디자인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혹평받기도 했다. 최근엔 전략을 바꿨다. 지난 4월 공개한 G 클래스의 첫 전기차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내연기관차의 외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앞으로도 출시될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와 차이를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전기차 EQS

디자이너 영입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기업 총수가 직접 디자이너 섭외에 나서는 것은 물론, 기존 연봉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제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중국 BYD가 작년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판매량 1위 전기차 업체에 오른 것도 디자인 혁신이 있어 가능했다. 과거 ‘짝퉁 BMW’라고 놀림받았지만, 2016년 아우디 대표 디자이너인 볼프강 에거를 영입하며 디자인이 한층 세련돼졌다. 벤틀리 대표 디자이너였던 스테판 시엘라프도 2021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영입됐다. 최근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세계적 명차를 탄생시킨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고급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피터 슈라이어 등 외부 디자이너를 영입해 자동차 디자인을 개선한 전례를 밟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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