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람탄 삼성전자, 올 영업이익 40조원 넘을 듯

윤진호 기자 2024. 7. 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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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1453% 늘어 깜짝 실적
반도체 부문서 6조 이상 영업익
2024년 7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 걸려 있는 삼성 깃발의 모습. 삼성전자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의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52.24% 상승했다. / 장련성 기자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는 1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삼성전자는 5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3.3%, 145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약 8조3100억원)를 2조원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202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AI 산업 성장세로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이라며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납품까지 성공하면 이익 성장 추세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96% 오른 8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신고가이자, 2021년 1월 25일(8만94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37.29포인트(1.32%) 오른 2862.23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래픽=백형선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6배 가까이 급증한 것은 반도체 사업 영향이 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0조4000억원의 영업이익 중 절반이 넘는 6조1000억원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D램(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한 가운데 쌓아 놓은 재고의 가치(재고평가이익)도 오른 것이 깜짝 실적의 배경일 가능성이 크다”며 “재고평가이익이 1조5000억원 정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적자도 예상보다 축소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백형선

◇올해 영업익 40조 넘어설 듯

삼성전자 DS 부문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은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가격도 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뿐 아니라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도 대거 들어간다.

AI 가속기에 쓰이는 HBM과 일반 PC, 서버 등에 들어가는 제품 등을 포함한 전 세계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기준 43.9%로 1위다. 낸드플래시 점유율도 36.7%로 가장 높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3∼18% 오르고, 낸드는 15∼20% 상승했다. 3분기에도 각각 8∼13%, 5∼10% 상승이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은 1분기보다 5%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는 스마트폰과 서버용 메모리 출하량이 늘고, 4분기에도 스마트폰 제조 업체와 클라우드서비스 공급자(CSP)가 메모리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급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HBM 이외 제품은 생산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D램 생산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높은 점유율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가 삼성전자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7851억원, 4분기에는 12조7370억원으로 전망된다. 1~2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4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시장도 본격 공략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 여부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고, 삼성전자가 38%다. 통상 HBM은 다른 D램보다 수익성이 2~3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언제 통과할지, 통과한다면 수주 물량은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HBM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HBM 개발팀은 HBM3와 HBM3E뿐 아니라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또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3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에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2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MX 부문)에서는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1분기(3조5000억원)보다 부진했다. 1월 말 출시한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출시 효과가 2분기에 감소한 영향이다. 오는 10일 폴더블폰 신제품과 스마트링(반지) 등 웨어러블 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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