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펄럭펄럭 귀, 뾰족 이빨, 찐득한 털… 어른들은 볼 수 없는 내 친구 ‘부우’

이태훈 기자 2024. 7. 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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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북

부우야, 어디 있니?

셰인 헤가티 지음 | 벤 맨틀 그림 | 김선영 옮김 | 스푼북 | 40쪽 | 1만4000원

가장 친한 친구 부우가 사라졌다. 침대 밑에도, 창고 안에도, 집 주변을 샅샅이 뒤져 봐도 보이질 않는다. 찾다 찾다 지친 덱스터가 길에 나가 소리쳤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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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찰관들이 달려왔다. 덱스터가 부우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눈은 부리부리, 귀는 펄럭펄럭해요. 털은 찐득찐득, 발은 끈적끈적하죠. 꼬리는 뱀 마흔 마리만큼 길고, 트림 한번 하면 다들 ‘어이쿠’ 쓰러져 버려요. 뾰족한 이빨도 스무 개나 있다니까요!”

큰일이다, 그런 흉측한 괴물이 돌아다닌다니. 온 마을 소방대원과 구급요원, 경찰들이 “부우를 만나면 도망치라”고 외치며 거리를 누빈다. 한바탕 소동 뒤 저녁 무렵, 어둑한 놀이터 한쪽에서 사람들이 무언가 발견한다. 저게 바로 그 무섭다는 부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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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모른다. 불 꺼진 방 안 침대 밑에 숨은 털북숭이 친구 덩치가 얼마나 큰지. 방금 지나간 그림자는 구름이 아니라 여객기만 한 용의 날개였다는 것도. 하지만 어른들이 보지 못한다고, 아이의 상상 속 세계에서조차 없는 거라 할 수 있을까?

놀이터에서 덱스터가 작은 인형 ‘꼬마 부우’를 찾아내자 어른들은 말한다. “생각보다 너무 작네.” “처음부터 하나도 안 무섭더라니.” “역시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덱스터가 “우리 부우의 인형일 뿐”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실망한 어른들이 돌아간다. 아이들을 위한 가장 신나는 반전은 바로 그 순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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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를 찾아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책 속 장면마다 한구석에 늘 부우의 흔적이 있다. 살랑살랑 긴 꼬리, 흔들흔들 보라색 팔 같은 부우의 모습도 아이들이 훨씬 잘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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