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의 기준은 ‘아파트 평면도’가 아니랍니다

[잠깐 이 저자] ‘나다운 집 찾기’ 전명희

전명희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이 생각하는 좋은 조건에 대입해서 자기 집을 구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남한테 좋은 집이 저한테 반드시 좋으리란 보장은 없지요.”

‘나다운 집 찾기’(파이퍼 프레스)를 쓴 공인중개사 전명희(40)씨가 말했다. 건축 설계를 전공하고 온라인 기반의 부동산을 운영 중이다. 전국 각지의 집 중 자신의 기준에 맞는 집을 찾아 소개한다. ‘색다른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매물만 골라 소개하기에 ‘부동산 큐레이터’라는 독특한 직함을 쓴다. 일명 ‘부동산 편집숍’으로 알려진 일본 부동산 회사 ‘도쿄R부동산’의 영업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건축가가 만든 집에 주목하고, 시세 차익보다는 거주성을 중시하는 고객을 타깃층으로 삼는다. “부동산으로 투자하는 건 너무 당연하지만, 저는 투자보다는 주거 목적성이 강한 분들을 대상으로 집을 소개합니다.” 서울 동숭동 ‘조은사랑채’, 면목동 ‘클로버’, 남가좌동 ‘토끼집’, 행촌동 ‘대성맨션’ 등 각양각색의 매력을 품은 집을 소개한 일화를 책에 눌러 담았다. 말미에는 구축 빌라 1층에 사는 저자 자신의 집 이야기도 꺼낸다.

그는 “공간 감수성을 키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까지 쓰게 됐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공간 감수성이란 뭘까? “나와 공간의 심리적인 관계에 주목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누군가에게는 북향 집이 편할 수 있다. 사선이나 곡선이 들어간 집은 비효율적이기보다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 “아파트 평면도를 기준으로 삼기보다 거기서 벗어나 보려는 유연한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piper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