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차남 조현문 “상속 재산 전액 환원”

형제간 법정다툼 중단 등 요구
조현준 “父 유훈 받들어 다행”

지난 10여 년간 가족과 법적 분쟁을 벌이던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한 공유 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 공익 재단을 설립해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유언장을 통해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며 조 전 부사장에게도 유류분(遺留分)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줬다. 재계 일각에서는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이 상속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날 조 전 부사장은 갈등의 불씨로 꼽혔던 상속 재산 ‘규모’에 대해서는 이견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조 전 부사장은 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가족과 효성그룹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활용한 공익 재단 설립에 동의해 달라” 등 세 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조 전 부사장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공익 재단에 출연하면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데, 이때 공동상속인(조현준 회장 등)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둘째 조건으로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일부 효성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어 그룹 총수 일가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이는데, 이를 매각 또는 정리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 싶다”며 현재 진행 중인 법정 다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측은 “지금이라도 아버지 유훈을 받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족들은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