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임도 안 한 방통위원장을 또 탄핵한다니

조선일보 2024. 7. 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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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와 현재 사진. 다른 사람인 줄"이라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을 함께 올렸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에 대해 “정말 제정신인가”라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10번이든 100번이든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탄핵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현 의원은 “탄핵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임인 이동관·김홍일 위원장처럼 이진숙 지명자도 탄핵으로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탄핵은 공직자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회가 할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다. 그런데 이 지명자는 취임도 하지 않았다. 방통위원장으로서 법률을 위반할 수가 없는데도 탄핵부터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지명자의 과거·현재 사진을 비교하며 “다른 사람인 줄”이라고 적었다. 2019년과 지난 4일 방통위원장 지명 소감을 발표하는 사진을 나란히 올려 외모 품평을 한 것이다. 외모와 방통위원장으로서 능력이 무슨 관련이 있나. 일반 직장에서 이런 식의 외모 비교나 평가는 성희롱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이것이 여성에게 할 일인가. 정치적 공격에도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민주당의 방통위원장 탄핵 남발은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 방송을 해온 MBC를 자신들 편으로 붙잡아두기 위한 것이다. MBC·KBS 등 공영방송의 현 이사진은 오는 8~9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홍일 전 위원장이 이사진 교체 계획을 의결하자 민주당은 이를 막으려고 김 전 위원장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방통위원장을 탄핵 소추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위원장 직무 정지와 함께 방통위가 마비돼 방송사 이사진과 사장을 교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관 전 위원장도 취임 석 달여 만에 민주당 MBC 지키기의 희생양이 됐다. 민주당이 이진숙 지명자까지 탄핵 추진하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방통위원장 3명이 구체적 법률 위반도 없이 탄핵 위협을 받게 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외에도 방송 재허가, 통신·인터넷 정책 등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민주당의 위원장 탄핵 추진으로 방송국 수십 곳이 면허 없이 방송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AI 이용자 보호법’처럼 빠르게 변하는 통신·인터넷 환경에 맞춰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MBC를 지키려고 방통위를 수시로 마비시키고 있다. 정략 외에 국정은 안중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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