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위하준 “내 멜로 점수 70점, 안판석 감독과 재회에 셀프 칭찬”[EN:인터뷰①]

이하나 2024. 7.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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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tvN)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tvN)

[뉴스엔 이하나 기자]

위하준이 드라마 ‘졸업’을 통해 멜로 연기 가능성을 증명하며 배우로서 성장했다.

위하준은 지난 7월 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연출 안판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위하준은 극 중 10년 만에 돌아와 은사 서혜진의 마음을 휘젓는 신입 강사 이준호 역을 맡았다. 작품을 마친 상황에서 위하준은 “너무 아쉽다. 매 주말을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끝나서 너무 아쉬움이 크다. ‘이번 주말은 뭘 기다리지?’ 하는 생각이 가장 아쉽다. 깊이 있게 봐주신 팬 분들이 있어서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졸업’ 최종회는 시청률 6.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및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간이 갈수록 작품이 입소문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위하준은 “‘졸업’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작품이다. 가랑비처럼 젖어 드는 작품이기 때문에 볼수록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그 진가를 알아주신 것 같다”라고 만족했다.

‘오징어 게임’, ‘배드 앤 크레이지’, ‘작은 아씨들’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위하준은 ‘졸업’을 통해 첫 멜로 주연을 맡았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위하준은 “팬 분들께서도 멜로 연기를 보고 싶어 하셨고, 나도 기회가 되면 멜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제안을 주셨다”라며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 일과 사랑이 같이 성장하고,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메시지도 준다. 작가님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뚜렷하고, 거기에 안판석 감독님이 연출하셨다. 연기적으로 나한테 남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멜로 연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는 위하준은 대본, 촬영 현장, 상대 배우를 믿고 흐름에 자신을 맡겼다. 위하준은 “뭔가 만들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서툰 모습이 준호와 혜진의 표현 방식이어서 오히려 그게 더 리얼하게 보인 것 같다. 고민은 많이 했지만 처음부터 려원 누나와 호흡도 좋았고, 편했다.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도 하면서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만족했다.

위하준이 그린 연하남 이준호의 캐릭터는 기존 멜로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과 결이 달랐다. 그는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준호로 인해 사건 사고도 발생한다. 금쪽이 같이 제멋대로 하는 것 같으면서도 짠하다”라며 “그런 과정을 통해서 더 성숙한 사람으로, 남자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었다”라며 “내가 대본에서 본 준호는 조금 더 통통 튀고 가벼운 느낌이었다. 나는 조금 더 눌러서 표현했고, 새로운 멜로 주인공이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위하준은 ‘졸업’을 “미성숙하고 늘 스스로 부족하다고만 느꼈던 나로부터 졸업하고 더 성장하고 성숙한 나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 발언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우로서 배운 게 많다. 당연히 첫 주연이었으니까 부담도 많았고, 결국엔 잘 끝냈다는 보람도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감도 생겼다”라면서도 “준호라는 인물에 스며들고 빠져들수록 나의 못났던 모습도 생각했다. 정작 나도 준호 같은 인물이었는데 ‘나는 안 그런 사람이야. 그렇지 않아’라고 부정하고 아닌 척하며 살았다. 스스로한테 솔직하지 못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부분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내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면서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식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밥누나’)에서 손예진의 동생으로 출연했던 위하준은 5년 만에 안판석 감독과 재회했다. 위하준은 “‘너 그래도 열심히 잘해왔구나. 그래서 이런 기회도 생겼구나’라고 나를 거의 처음으로 칭찬했던 것 같다”라며 “5년 전에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다. 내 거 하느라 여유가 없어서 어떤 스태프들이 계셨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이번에는 정말 많이 교류하고 같이 현장을 매일 느끼면서 감독님에 대해 인간적으로도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다”라고 답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안판석 감독이 해준 조언이 있었냐는 질문에 위하준은 “감독님도 이번에 나와 길게 호흡하면서 느낀 부분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너는 희한하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리얼함이 있다. 그런 배우는 드물다’라고 극찬해주셨다”라며 “‘밥누나’ 때도 ‘넌 주연할 연기야’라고 해주셨는데 그게 벅찼다. 이번에 현장에서 많이 격려해 주시고 앞으로 배우로서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많은 공부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강남의 한 입시학원에서 조교로 일했던 친구로부터 학원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받았다는 위하준은 국어 강사 연기를 위해 집에 칠판을 세워놓고 판서 연습을 했다.

위하준은 “생각보다는 드라마에 판서 장면이 안 나왔다. 진짜 많이 썼는데. 내가 분필 가루를 얼마나 먹었는데(웃음). 자문 강사님들한테도 ‘이거 수업처럼 찍어주시면 안 되냐’라고 부탁도 했다”라며 “계속 흉내를 내면서 내 스타일로도 바꿔봤다. 수업할 때는 몸을 열어놓고 글을 써야한다. 여기에 강사님들은 쓰면서도 오디오가 비면 안 된다. 그런 디테일이나 연습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을 마치고 칠판을 부수고 싶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한 위하준은 “격파는 안 하고 무료 나눔을 했다. 실제로 나이가 있으신 부부이신데 학원을 하신다고 하더라. 그래서 가져 가셨다. 너무 좋다”라고 답했다.

위하준은 이준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소안도 시골에 공부방이 딱 하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꼴등을 했다. 선생님을 만나고 성적이 반에서 1등이 되고, 인원이 많지 않지만 전교 10등도 했다. 그 선생님을 통해서 뭔가 ‘더 공부하고 싶다. 외우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작품을 통해서 선생님 생각이 났다”라고 전했다.

위하준은 자신의 멜로 연기 점수로 70점을 줬다. 위하준은 “처음부터 너무 높게 하면 성장하는 재미가 없다. 그렇게 느낀 적이 많이 없었는데 ‘졸업’은 스스로한테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은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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