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SON축구아카데미 아동 학대 논란, 이번엔 감독-코치들의 욕설·폭언 담긴 영상 공개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진 SON축구아카데미의 지도자들이 실제 경기에서도 욕설, 폭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ON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들의 경기 영상에서 손웅정 감독 등 코치진의 욕설과 고성, 질책 등이 담겨 있음이 확인됐다. 경기 영상에서는 경기 도중 플레이가 좋지 못했던 선수들을 향해 코치진들이 “야 이 ○○야”, “꼴값 떨지 말라”, “너 왜 미친놈처럼 벌려 있는 거야?”, “말도 못 해, 뛰지도 못 해, 커트도 못 해, 수비도 못 해, 공격도 못 해. 이 날씨에 지금 30분을 못 뛰냐고” 등 과격한 질책으로 인격에 모멸감을 줄 만한 발언이 다수 나왔다.
또 다른 경기 영상에서는 경기 중에 손 감독이 선수를 걷어차는 모습이 목격됐다.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간 뒤 넘어진 SON축구아카데미 소속 선수가 양말을 올려 신자 손 감독이 해당 선수에게 달려가다가 발길질한 뒤, 혼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해당 경기 영상과 관련해 SON축구아카데미 측은 “당시 선수들은 정식 대회에 첫 참가를 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11인제 경기에 출전했다”며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과도하게 긴장하여,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매일 강조하였던 사항(주변을 살피고, 서로 수시로 말하고, 수비 먼 쪽 발로 공을 전달하고 등)들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과 코치들 입장에서는 몇 년 동안 훈련했던 내용이 실전에서 전혀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답답함이 큰 상황이었다”며 “이 경기가 감독님께서 2차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결정하게 된 계기였고, 현재는 선수들이 실전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평소 훈련했던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특히 “과격한 표현은 경기장 바깥에서 선수들에게 지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고, 긴박한 상황에 신속하게 지시사항을 전달하다 보니 표현이 정제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결코 특정 아동을 지칭해 정서적으로 학대를 하기 위한 의도로 하는 언행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 아동(고소인 측)은 입단 2개월 차 기본기 훈련반이었던 관계로 다년간 기본기를 닦은 전술 훈련반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출전하다 보니 해당 아동은 위 경기에 거의 뛰지 못했고 영상에도 나오지 않았다”며 고소인 측 아동과는 무관한 영상이라고 했다.
손흥민(토트넘) 아버지 손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의 소속 지도자 2명과 손 감독은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으로 피소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손 감독은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입장문을 통해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을 공개하며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관련 내용을 뒷받침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SON축구아카데미 학부모들이 “아카데미 내에서 문제가 될 만한 훈육과 체벌이 없었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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