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죽는 줄..." 인천 갯벌서 해경 구조정에 갇힌 승객들

김샛별 기자 2024. 7. 5. 20: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천 옹진군서 강풍으로 여객선이 고립됐고, 이들을 구하러 온 해경 연안구조정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승객들은 5시간 동안 어두운 바다 위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오후 9시8분께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 5명을 연안구조정으로 이동시켰지만 구조정마저 갯벌에 갇히면서 승객들은 물이 들어오는 시간인 오후 11시께 까지 배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인천 옹진군 신도 해안가 갯벌에 갇힌 여객선. 인천해경 제공

 

인천 옹진군서 강풍으로 여객선이 고립됐고, 이들을 구하러 온 해경 연안구조정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승객들은 5시간 동안 어두운 바다 위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5일 인천해경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21분께 영종도 삼목항과 장봉도를 오가는 600t급 여객선이 신도항 인근 갯벌에 갇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오후 9시8분께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 5명을 연안구조정으로 이동시켰지만 구조정마저 갯벌에 갇히면서 승객들은 물이 들어오는 시간인 오후 11시께 까지 배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바다에 물이 차기 시작하자 해경은 배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엔진이 고장난 탓에 움직이지 않았다. 불안했던 승객들은 옹진군과 119 등에도 “다른 배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람이 세게 불어 고장난 구조정은 이리저리 표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암초 등에 부딪히면서 배가 파손돼 배 안으로 물이 차오르고 급기야 구조정은 기울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승객들은 뱃머리 쪽으로 자리를 옮겨 난간을 붙잡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배에 함께 타고 있던 해경이 위험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배를 보내 달라고 하자 5일 0시 58분께 해경 특공대는 그제서야 단정을 보내 이들을 구조했다.

이들은 여객선에서 고립된 지 5시간 만인 오전 1시26분께 삼목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승객들은 바람이 세게 부는 데다가 파도까지 쳐 오한과 멀미를 호소했다. 또 해경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당시 배에 타고 있었던 승객 A씨는 “구조정에 타서도 3~4시간을 공포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며 “혹시 모르니 다른 배를 보내 구조를 해 달라고 했는데 해경은 보내 줄 배가 없다고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에 물이 차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이렇게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구조정은 결국 침몰했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위기의 순간에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경 관계자는 “바람이 많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안 좋았고 간조 때인 탓에 공기부양정과 경비정은 이동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민간구조선도 섭외했지만 강풍으로 출항이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특공대 단정도 하강 가능한 시간대가 있어, 이 시간 이후 투입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