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중도좌파’로 변신 英 노동당 압승, 14년만에 정권 교체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7. 5. 19: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수당은 120여석 그쳐, 창당 190년만의 최악 참패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5일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전역 650개 선거구에서 4일 치러진 조기 총선 결과, 5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현재 영국 노동당이 총 650개 하원 의석 중 3분의 2에 육박하는 412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리시 수낙 총리가 이끈 집권 보수당은 121석을 차지하는데 그치면서, 1834년 보수당 창당 이래 최악의 참패를 맛봤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이후 약 14년간 5명의 총리를 거치며 계속된 보수당 정권이 무너지고, 노동당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찰스 3세 국왕을 접견하고 새 총리로 임명됐다. 앞서 수낙 총리는 이날 오전 찰스 3세를 직접 찾아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타머 대표는 개표 중 노동당 의석수가 과반(326석)을 넘어 집권이 확정되자 “지난 4년 반 동안 당을 혁신하기 위해 기울인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노동당은 영국과 영국의 노동자들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영국의 변화가 이제 시작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중도좌파 노동당의 대승은 잇따라 좌파와 중도가 쇠퇴하고 보수우파 혹은 극우 성향 정권이 들어서고 있는 유럽 대륙의 분위기와는 다른 행보다. 영국 언론들은 “보수당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신종 코로나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과 불법 이민 급증 등 여러 정치·경제적 고비에서 제대로 된 통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 결과 영국 경제와 민생을 위기에 몰아 넣었다”고 진단했다.

반면 노동당은 2020년 스타머 대표가 당권을 쥔 이후 이념 정당의 모습을 탈피하면서 실용적 중도 좌파로 변신하며 집권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미국 뉴욕타임스과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스타머는 보수당의 연이은 실패를 기회로 삼아 노동당을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그는 정치가보다 행정가의 모습으로 무자비한 효율성을 보였고, 이러한 스타머리즘(Starmerism)이 노동당을 권좌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박상훈

5일 낮 2시 30분 기준 노동당이 얻은 412석은 2019년 총선의 202석보다 210석 늘어난 것이다. 반면 보수당은 이전 총선(365석)보다 240석 이상 줄어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 자유민주당이 2019년보다 60석 많은 71석을 확보하며 약진했다. 극우 영국개혁당도 창당 6년만에 4석을 얻으며 처음으로 하원에 진출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