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日 뉴저씨 얻었지만, 배임 수사 벼랑 끝 몰릴 수도

김범석 2024. 7. 5. 1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진스 도쿄돔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지만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뉴스엔DB)
6월 26~27일 열린 도쿄돔 공연에서 일본 원조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커버해 화제가 된 하니(뉴스엔DB)
해외 아티스트와 K팝 아이돌 통틀어 데뷔 후 최단 기간 도쿄돔에 입성한 뉴진스(어도어 제공)

[뉴스엔 김범석 기자]

이쯤 되면 ‘피리 부는’ 뉴진스 엄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총괄 기획한 뉴진스 도쿄돔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6~27일 양일간 9만1,000명의 버니즈 팬덤을 동원했고 공연 퀄리티도 훌륭했다는 평가다. 해외 아티스트 통틀어 최단기 도쿄돔 입성이었다. 특히 하니가 커버한 일본 원조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가 백미였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직캠 영상들이 각종 SNS에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일본 경제 호황기인 1980년 발표된 ‘푸른 산호초’는 원곡의 상징성 덕분에 도쿄돔에 모인 팬들을 한층 더 가열시켰다. 웬만해선 흥분하지 않는 일본 공연 문화와 관중들이지만 ‘푸른 산호초’의 전주가 나오자 다들 뭔가에 홀린 듯 일어서서 ‘스고이(대단해)’ ‘가와이(귀여워)’를 외쳤고, 중반부턴 도쿄돔 천정이 뜯겨나갈 정도로 떼창이 연출됐다.

이런 기현상에 일본 매체들도 ‘뉴진스가 일본을 하나로 통합시켰다’며 대서특필했다. 카라, 소녀시대 때 K팝에 관심을 가졌던 30~50대 일본 남성 팬들이 다시 돌아와 뉴진스에 대거 입덕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뉴진스의 가창과 매력에 스며든 이른바 ‘뉴저씨들’이다. 민희진은 이번에도 일본의 자랑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소속팀 LA 다저스 모자를 즐겨 썼다. 나이키 모자도 썼는데 이는 뉴진스가 일본 나이키 모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희진은 공연 후 인터뷰에서 ‘푸른 산호초’ 반응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현장에서 마츠다 세이코의 전성기 시절 응원법까지 나와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일본 첫 쇼케이스 개념의 팬 미팅인 만큼 확실한 각인이 필요했다. 관객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싶었다.” 일종의 허를 찌른 전략이었고 적중했다.

도쿄돔 공연은 화려하게 끝났지만, 민희진에게 직면한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2차 기자회견에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자”고 하이브에 협상을 제안했지만, 방시혁 의장은 그럴 의사가 없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장 하이브가 민희진을 상대로 고발한 배임 혐의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낸다. 민희진을 포함해 모두 3명이 고발됐는데 용산경찰서는 민 대표를 조만간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치열한 증거와 법리 싸움이 이어질 텐데 만약 향후 재판부에서 배임 혐의를 일부라도 인용한다면 민 대표는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 주주 간 계약에서 위법 행위가 있으면, 민희진에게 보장된 많은 권리가 축소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 의장과 민 대표 갈등의 핵심은 결국 돈이다. 어도어는 지난 2021년 하이브의 100% 지분 투자로 설립됐고 당시 민희진에게 수백억 원의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2023년 3월 스톡옵션 대신 어도어 지분 18% 액면가 제공으로 바뀌었고 이때 주주 간 계약이 체결됐다.

민희진은 보유지분 18% 중 13%에 대해 향후 어도어의 2년간 영업이익을 근거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하이브 입장에서 계약 2년 후인 2025년 3월 민희진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주식 13%를 약 1,000억 원 정도에 사주면 된다. 민희진이 1차 기자회견에서 밝힌 1,000억 번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계약 1년도 안 돼 내홍이 벌어졌다. 민희진은 올 초 자신의 주주간 계약을 사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에 일부 수정 협상을 요구했다. 민 대표의 어도어 지분 가치가 1,000억에서 2,000억으로 상향될 수도 있는 상황.

민희진은 변호사 수임료로만 20억을 썼다고 하소연했지만 그게 대수인가. 잘하면 2,000억까지 챙길 수 있는 게임이다. 방시혁 의장도 배임 혐의만 밝혀낸다면 엄청난 비용을 아껴 주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주주 간 계약서에는 민 대표가 위법 행위를 하거나 계약을 위반하면 지분 18%를 액면가 30억에 다시 사 올 수 있도록 했다.

하이브로선 유리한 판결만 받는다면 민희진에게 갈 2,000억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민희진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건 어쩌면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불리해질 하이브를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기 위한 영리한 묘수일 수도 있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