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조준한 김 여사 문자…증폭되는 윤·한 갈등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7. 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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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판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한동훈 후보가 6개월 전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뭉갰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보냈다는 문자 내용이 재구성돼 공개됐는데요, ▶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사적인 내용이 ▶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공개됐는지를 놓고 '어대한' 견제구의 하나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배후가 누구든, 어떤 의도가 있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의 거리는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동훈, 김 여사 문자 읽씹했다"

어제(4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CBS 논설실장이 출연했는데요,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를 입수했다면서 공개했습니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간 갈등이 심할 때였습니다.

공개된 문자를 보면 김 여사는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출처 : CBS 유튜브 캡처

문자를 공개한 CBS 논설실장은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 위원장이 이 문자를 흔한 말로 '읽씹', 읽고 씹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여사가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 CBS 논설실장: 그런데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동훈 위원장이 이 문자를 우리 흔한 말로 읽씹이라고 하죠. 읽고 씹었다는 겁니다.
◇ 진행자: 답변을 안 했다?
◆ CBS 논설실장: 일체의 답변을 안 했다는 거예요. 조금 더 저렴한 용어로 쌩까겠다는 거죠. 그래서 여사의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또, 윤 대통령은 뒤늦게 알고 "굉장히 격노했다"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가 이어졌다라고 보는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이야기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면서 전당대회 앞두고 이슈화하는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즉, 이른바 '윤·한(윤대통령과 한 후보) 불화설'을 부추기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고 여기에 답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나. 내용이 좀 다르다"고만 했습니다.

김 여사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고요,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김 여사 문제에 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면서 공적인 소통을 활발히 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니까, 김건희 여사의 사과는 대통령실 차원에서 공적 창구로 처리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김 여사의 문자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게 한동훈 후보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차 윤한 갈등 촉발했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사과'와 관련한 문자를 몇 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CBS 논설실장이 재구성해 공개한 문자는 지난 1월 19일에 보낸 것이라고 신지호 한동훈 캠프 상황실장이 설명했습니다.

이 시기 김 여사 명품백 수수와 관련한 당정 갈등을 날짜별로 볼까요. 1월 17일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에서 처형된 왕비에 비유한 발언)을 했습니다. 같은 날 한동훈 당시 위원장은 "(함정 몰카지만)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 있다"는 발언을 해 대통령실과 갈등설이 나왔습니다.

김 여사가 문자 보냈다는 1월 19일에는 한 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 발언으로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월 21일에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1차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표면화된 겁니다.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이 또한 윤한 갈등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 1월 17일
- 김경율 비대위원,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헤 '앙투아네트' 발언.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 것 같나.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과를 해야 한다"

- 한동훈 위원장,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 있다' 발언. "그렇지만 그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

▶ 1월 19일
- 한동훈 위원장, '국민의 눈높이' 발언.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문제니까. 갈등이라 할 만한 문제는 없다"

- 김건희 여사, 한동훈 위원장에게 명품 가방 의혹 관련 사과할 수 있다는 문자 발송.

▶ 1월 21일
- 1차 윤한 갈등 발발. 한동훈 위원장-윤재옥 원내대표-이관섭 비서실장 오찬 회동서 이 실장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는 대통령 의중 전달. 한 위원장 "국민을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겠다"며 사퇴 거부 입장 발표.

하지만 한동훈 캠프 측은 '한동훈 후보가 문자 반응을 안 한 뒤에 윤·한 충돌이 발생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동훈 캠프의 신지호 상황실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명품백에 관여된 바도 없고 그러니까, 사과할지 어떨지에 대해서는 순전히 당사자들께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라면서 윤한 갈등과 연결 지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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