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물고기 임신하면 '머뭇머뭇‘ 망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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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임신하면 뇌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임신은 물고기의 뇌 세포 증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임신 시 학습력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형태의 베이비 브레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물고기는 의사 결정과 감각 수용에서 더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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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임신하면 뇌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간처럼 학습력이나 기억력에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의사 결정 및 감각 수용과 관련한 변화가 일어났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변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임신 중 정신이 산만해지거나 건망증이 생기는 것을 ‘베이비 브레인(baby brain)’이라고 부른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도 베이비 브레인을 경험한다.
티파니 에른스트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실험동물학그룹 연구원 연구팀은 2~5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고 있는 ‘실험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임신한 물고기의 베이비 브레인에 대한 최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임신과 관련이 있는 신경 형성 및 인지 변화가 태반이 없는 동물종에서도 발생하는지 알고 싶었다”며 “포유류에 있는 태반은 임신과 관련한 산모의 뇌 변화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포에실립스 그라실리스’라는 물고기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물고기는 ‘중복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임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성인기 이후 계속 임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신 상태를 관찰하기에 용이한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임신한 물고기와 임신하지 않은 물고기 대상으로 녹색 원반과 음식 위치를 연관 짓는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음식을 찾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임신한 물고기는 원반 선택 시 훨씬 주저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행동과 관련이 있는 신경학적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 임신한 물고기와 그렇지 않은 물고기의 뇌를 꺼내 세포 염색을 하고 새롭게 증식된 세포 영역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분에서는 세포 증식에 차이가 없었지만 모체의 후각 수용에 기여하는 뇌 부위의 세포 증식은 임신기에 감소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물속에서 냄새를 감지하는 능력이 훼손됐다는 의미로 테스트에서 선택을 망설인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임신한 물고기가 불확실한 냄새 정보를 바탕으로 먹이를 찾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자손 번창을 위한 에너지 보존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임신은 물고기의 뇌 세포 증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임신 시 학습력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형태의 베이비 브레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물고기는 의사 결정과 감각 수용에서 더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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