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없어서 못판다 …"하반기 영업이익 30조 육박"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4. 7.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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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0.4조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
하반기 IT 서버 성수기 돌입
메모리 가격 20% 더 오를 듯
엔비디아 납품용 HBM3E
본격 양산 시점에 관심 쏠려
AI 스마트폰 탑재 고성능 D램
본격 교체 사이클 들어선 PC
하반기 실적 성장 힘 보탤 듯

◆ 삼성 어닝서프라이즈 ◆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HBM3E(위쪽)와 DDR 모듈. 블룸버그

삼성전자가 2분기 10조원이 넘는 깜짝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제품 가격 상승을 견인하면서 수익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서버(S), 고대역폭메모리(H), 온디바이스(O), PC(P)로 대표되는 주력 메모리 일부 제품은 연말까지 물량이 완판되는 '품귀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146조원대 매출과 17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하반기엔 매출 166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DS 중심의 실적 개선 영향으로 13조3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44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 17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27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2분기 깜짝 실적의 주역인 '서버용 메모리'는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분기에 D램은 10%대 중반, 낸드플래시는 20%대 초반 단가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반기엔 통상 계절적으로 정보기술(IT) 서버 교체가 많은 성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오는 3분기에 15~20% 더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용 낸드플래시(SSD)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의 기업용 SSD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47.4%로 절반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신제품 QLC(쿼드레벨셀) 9세대(290단대) V낸드도 본격 양산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1Tb(테라비트) TLC(트리플레벨셀)의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하반기 양산 예정인 후속작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Cell)'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해 3비트를 저장하는 TLC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최근 약점으로 꼽혔던 HBM도 정상화에 다가서고 있다. 하반기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 시점이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비디아로선 삼성전자 없이 현재 원하는 만큼 HBM을 충분히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HBM에 대한 테스트 인증에 적극적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와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에 필요한 양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3분기 차세대 AI 반도체인 B100 출시를 시작으로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HBM 탑재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밖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용 고사양 저전력D램(LPDDR) 시장도 성장이 기대된다. 기기 내 자체 AI 연산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하반기 램 용량을 키운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침체에 빠졌던 PC 시장도 AI 바람을 타고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4년 주기로 돌아오는 교체 사이클이 올해 하반기에 시작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PC 수요와 새로운 교체 주기에 힘입어 올해 PC 시장 출하량이 전년보다 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의 낮은 가동률과 성숙 공정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내 3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성공해 주요 제품 양산을 시작하면 턴어라운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스템 LSI도 2분기에 전 분기 1조원에 육박한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등을 감안해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능가한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뿐만 아니라 향후 D램 시장 수급 개선에 따라 지속적인 실적 눈높이를 상향하리라 예상된다"며 "3분기에는 반도체 및 SDC(삼성디스플레이), MX(휴대폰 사업부) 등 전방위적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오찬종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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