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스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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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5월 3일.
미국 컴퓨터 업체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DEC)'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게리 터크가 대량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메일은 스팸 이메일, 문자는 스팸 문자, 전화는 스팸 전화로 불리게 됐다.
터크는 이후 '스팸 이메일'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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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5월 3일. 미국 컴퓨터 업체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DEC)'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게리 터크가 대량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지인 393명에게 DEC의 새 제품인 'DEC-20 시스템'을 홍보한 것이다. 그가 사용한 망은 아르파넷(ARPANET). 오늘날 TCP/IP 프로토콜 기반 인터넷이 1983년에 태동했으니, 매우 원시적인 방식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대량 발송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당시 마케터는 일일이 안내 전화를 건 뒤 우편을 보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몇 문장 적고 클릭하는 것만으로 소식을 알리고 소통할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기술의 충격' 그 자체였다. 이후 수많은 마케터가 그의 방식을 모방했다. 그 결과 오늘날 이메일 수신함은 마케팅 이메일로 가득 차게 됐다.
1970년대 영국에서는 코미디언 그룹 몬티 파이튼이 한 쇼를 진행했다. 식당에서 주문하려고 하는데, 모든 메뉴에 돼지고기 통조림인 스팸(Spam)이 들어가 있다는 2차대전 풍자 코미디였다.
영국은 2차대전을 맞아 미국의 호멜푸즈가 1937년 개발한 스팸을 군대뿐 아니라 민간에도 대대적으로 보급했다. 코미디언들은 쇼에서 "스팸, 스팸, 스팸, 스팸!"이라고 외친다. "지겹다"는 뜻이다. 대량 마케팅 행위는 곧 스팸으로 불렸다. 이메일은 스팸 이메일, 문자는 스팸 문자, 전화는 스팸 전화로 불리게 됐다. 터크는 이후 '스팸 이메일'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 스팸은 온라인 사기인 피싱(Phishing) 수단으로 변질했다. 이들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잘못 눌렀다가는, 악성 코드가 깔리면서 금품을 탈취당한다. 문자 내용도 청첩장, 부고장 등 다양하다. 사기꾼들은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금품을 탈취하는 순간을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더 이상 메시지 내용을 믿지 않게 됐다.
소통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기술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으니 아이러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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