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듯 안잡혔던 우승, 머지않았다 확신"
2022년 美진출후 고생끝에
올해 시즌 톱10에 세번 올라
장거리 이동과 다양한 잔디
적응 힘들었지만 이제 편해
"내 골프 이제부터 진짜 시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인 50번째 우승자가 될 유력 후보로 꼽히는 안나린은 돈과 안락함이 아닌 꿈을 좇는 프로골퍼다. 매년 10억원 넘게 벌 수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의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2022년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LPGA 투어 챔피언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로 3년 차가 된 지금, 발전을 거듭한 그는 LPGA 투어 우승 문턱까지 다가서게 됐다.
안나린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앞선 두 시즌과 비교하면 확실히 우승에 가까워진 것 같다. 눈앞에서 잡힐 듯 잡히지 않았는데 조금만 더 하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면서 "꿈을 좇는다는 건 정말 낭만적인 일이다. LPGA 투어 진출 이후 하루하루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올해가 끝나기 전에 우승이라는 결과까지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안나린은 올 시즌 출전한 14개 대회에서 T모바일 매치플레이 공동 3위를 포함해 톱10에 3번 이름을 올리며 LPGA 투어 진출 이후 역대 최고의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T모바일 매치플레이 4강전에서는 올 시즌 6승을 거둔 넬리 코르다(미국)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나린은 "아직도 어렸을 때 TV로 보던 LPGA 투어를 누비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최근에서야 과거 KLPGA 투어에서 느꼈던 편안함을 이곳에서도 느끼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마친 만큼 이제는 잘 칠 일만 남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나린은 웬만해서는 힘든 티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동거리가 상상 이상으로 길고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잔디에서 경기하는 등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안나린은 "매주 대회장을 비행기로 이동한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깜짝 놀랐다. 또 매주 골프장의 잔디가 달라져 지난해까지 애를 많이 먹었다"면서 "대회장 이동의 경우 나만의 노하우가 생겨 예전처럼 힘들지는 않다. 골프장의 다양한 잔디 역시 수천 번 공을 치며 맞춰 칠 수 있는 대응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LPGA 투어로 주무대를 옮긴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까. 안나린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나중에는 생각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만족스럽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던 목표가 현실이 된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가끔씩 한국에 남았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도 내 선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도전하지 않고 KLPGA 투어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나중에 후회했을 것 같다. 돈과 편안함보다 중요한 건 꿈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라며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KLPGA 투어 첫 우승, LPGA 투어 진출 등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모든 게 늦었지만 조급해 했던 적은 없다. 안나린의 골프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한국에 들어와 재정비를 하고 있는 안나린이 가장 집중해서 하는 건 아이언샷 정확도 높이기다. 매주 대회에 출전하면서 다운스윙에서 궤도가 가파르게 바뀐 안나린은 2주간 완만하게 교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6일 프랑스로 떠나는 안나린은 "공이 너무 찍혀 맞아 아이언샷 거리가 들쭉날쭉했는데 한국에서 스윙코치님과 함께 교정했다. 2주간 골프장과 헬스장, 집만 오갈 정도로 골프에 몰두했다. 핀을 직접 보고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만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는 가족과 스폰서,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안나린은 "부모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KLPGA 투어 스폰서 대회를 건너뛰고 LPGA 투어 일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며 3년째 메인 스폰서로 도움을 준 메디힐에도 감사하다. 덕분에 T모바일 매치플레이에서 톱3에 이름을 올려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남은 시즌에 반드시 승전보를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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