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유식 잘 먹으면 행복"..배우 손예진 그리고 엄마 손예진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장우영 기자] ‘독보적 배우’ 손예진이기도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손예진이다.
1999년 한 CF를 통해 데뷔한 손예진은 드라마 맛있는 청혼‘, ’선희 진희‘, ’대망‘, ’여름향기‘, ’연애시대‘, ’스포트라이트‘, ’개인의 취향‘, ’상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사랑의 불시착‘, ’서른, 아홉‘ 등에 출연했다. 또한 영화 ’비밀‘, ’취화선‘, ’연애소설‘, ’클래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작업의 정석‘, ’무방비 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타워‘, ’해적:바다로 간 산적‘,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지금 만나러 갑니다‘, ’협상‘ 등에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외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다. 제9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표창을 비롯해 대종상 3회(40·51·53회), 백상예술대상 6회(39·43·45·46·53·56회), 청룡영화상 5회(24·28·29·31·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2회(22·36회) 등 50여 회 수상했다. 특히 ’외출‘로 제51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제15회 중국 금계백화장(金鷄百花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이렇게 독보적인 배우 손예진을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주인공이 된 손예진은 5일 열린 간담회에서 “특별전이라고 하는 것은 선배님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필모와 구력과 나이와 역량이 되느냐를 의심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이를 생각보다 많이 먹었고,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서 개최하게 된 것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20년이 훌쩍 넘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정말 눈 깜짝 했더니 이렇게 나이를 먹고 필모그래피가 쌓였고 배우가 됐다.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저도 저를 객관화할 수 없다. 이런 자리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보고 평론가, 감독님들의 말을 보면 '치열하게 열심히 달려왔구나', '그 속에서도 운이 좋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구나' 라며 채찍질하며 달려왔다. 보람차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는 손예진.
그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를 돌아보며 “연기가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연기를 하고 싶은 연기자가 되고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 배우라는 말이 멋있고 '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누구에게나 배우라는 말은 할 수 있지만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 수식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고 말했다.
’국민 첫사랑‘이자 ’첫사랑 아이콘‘하면 떠오르는 것도 손예진이다. 그는 “미디어를 통해 내 옛날 모습을 볼 때면 내가 그때 이런 표정, 이런 모습이었구나 싶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의 눈빛, 풋풋함을 할 수 없다. 이때 예뻤던 걸 즐기지 못했을까 싶었다가도 더 중요한 건 아름답게 나이들고 싶다는 거다. 20대에는 자신의 리즈 시절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절대 영원할 수 없다. 그때를 즐기고 나이가 들어서 나의 모습에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얼굴을 가지고 싶다. 어렵지만 그게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열심히 걸어온 손예진은 지난 2022년, 배우 현빈과 결혼하며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리고 그해 아들을 출산하며 엄마가 되기도 했다. ““2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배우 인생 챕터 1이 끝났다. 챕터2로 들어가는데 특별전을 만들어주시고 나 또한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정리하고 도약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더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다. 정말 멋모를 때 이혼녀 역할, 아이 엄마 역할 등을 했는데 지금 같은 영화를 찍는다면 너무 다르게 할 것 같다. 제가 어떤 연기를 보여드릴지 궁금하다”는 손예진이다.
특히 손예진은 “결혼과 출산 이후 삶은 잘 아시겠지만 다른 세계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2년 가까이 키우면서 가장 행복한 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다. 그 전에는 일이 내게 전부였고 그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나와 일을 분리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아이가 이유식을 한끼만 잘 먹어도 너무 행복하다. 하루를 잘 이겨냈다 싶다. 그걸로 행복을 느끼게 되니까 가치관도 달라졌다. 육아는 힘들지만 그만큼 다른 세상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모두 최선을 다한다는 손예진. 현재 박찬욱 감독의 신작 출연을 논의 중이며 컴백도 앞두고 있다. 손예진은 “작품이 내게는 100m 달리기였다. 항상 급하고 그 속에서 혼자 고군분투했다. 내 배우 인생을 길게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안되면 어쩌지라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책임감이기도 했다. 최대한 다양하게 더 자주 길게 연기하고 앞으로도 오래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그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할텐데 스스로도 다치게 하면서, 채찍질만 하면서 일을 하고 싶진 않다. 더 넓고 여유있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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