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대국민 사과 문자 읽씹? 한동훈 "사실과 다르다"고 했지만

조현호 기자 2024. 7. 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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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규완 폭로 "사적 방식 부적절, 공적 소통…내가 사과 요구"
김웅 "왜 사과하게 못했나" 신지호 "비대위원장 허락받고 사과하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2022년 6월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휴대폰을 보며 과천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총선을 앞둔 올해 1월 당시 명품백 수수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문자메시지(텔레그램)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으나 한 전 위원장이 이를 보고도 외면(속칭 '읽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은 재구성된 내용이어서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사실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는 “사적 방식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공적 통로로 소통해야 한다고 봤고, 대통령실과 소통 과정에서 내가 여러차례 사과 요구를 전달했다”며 “내가 쓰고 보낸 게 아니라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투르크·카자흐·우즈베크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16일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이 당사자의 의사타진에 왜 아무런 답변을 안했는지, 김 여사의 대국민사과 의사를 확인한 이상 선거책임자인 자신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국민사과를 견인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문에는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신지호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과를 하면 되지 한 위원장에 허락을 받을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밝혔다.

김규완 CBS 논설위원실장은 지난 4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디올백 문제로 당정 간에 갈등이 심하던 시절 한 전 위원장에 문자를 보내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공개했다. 문자 내용이 길고 사적인 부분도 있어서 핵심만 정리해서 소개했다고도 설명했다.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4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보낸 대국민사과 의사를 표명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김 실장은 문제는 김 여사가 이 문자를 보낸 이후 한 전 위원장이 흔한 말로 '읽씹'(읽기만 하고 답변이나 반응없이 씹는다는 의미의 약어)했다며 “여사의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고 얘기를 들었다. 굉장히 정중하고, 굴욕적, 저자세로 문자를 보냈는데 한 전 위원장이 어찌된 일인지 읽고 나서 답변도 응답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자를 보낸 시점은 지난 1월18일~21일로 김경률 당시 비대위원의 마리앙투아네트 발언 이후 이관섭 전 비서실장이 한 전 위원장을 만나 '사퇴하라'고 요구한 1월21일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여사가 사과를 하겠다라고 밝혔는데 비대위원장이 이걸 씹었다면 한 전 위원장은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당시에 선거판에서 국민들이 너무 화가 나서 대통령 내외의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한 전 위원장이 먼저 가서 사과를 좀 해 달라라고 요구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여사 본인이 사과하겠다라고 밝혔으면 그건 반드시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들 앞에서 계속 '자기들이 잘했다'는 오만한 모습 때문에 선거에서 진 건 데 그걸 막아보려고 사과하겠다고 했는데도 안 받아들여줬다면 대통령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며 “대통령 측에서 배신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다 설명이 된다”고 해석했다. 김 전 의원은 “이게 사실이면 한 전 위원장은 당원들한테 사과하고, 경합지에서 낙선한 후보들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동훈 캠프는 이날 저녁 출입기자 단체SNS메신저에 공지한 글에서 “CBS가 방송한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5일 오전 조찬 모임 이후 백브리핑에서 '어디가 사실과 다르다는 거냐'는 질의에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좀 의아하다”면서도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들이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답했다.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는거냐'는 질의에 한 전 위원장은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재구성 했다고 하잖아요. 내용이 좀 다르다”고 답했다. '내용이 어떤 부분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은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문자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에 말씀드린 걸로 충분히 설명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친윤계 쪽의 작전이 들어갔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한 전 위원장은 “지금 당의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당 대표가 되고자 나온 것이어서 더 분란을 일으킬 만한 추측이나 가정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오전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사과 문자 외면 이유와 관련해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 대화로 공적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대통령실과 공적 소통을 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TV 영상 갈무리

그러나 그당시 김 여사의 대국민사과 의사를 확인하고도 왜 적극적으로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는지, 그건 해당행위가 아니냐는 김웅 전 의원의 지적에는 충분한 답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5일 오후 한 전 위원장과 신지호 캠프 총괄상황실장에 이 같은 질의를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를 통해 질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다만 신지호 총괄상황실장은 전날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사과가 필요하다면 KBS 신년대담 때 그 발언을 하면 되지, 그 발언을 하는데 여당 비대위원장의 동의를 득해야 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잖느냐”고 반문했다. 신 실장은 “그런 문자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이라고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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